100억원대 기술료 받는 연구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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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연구소기업 콜마비앤에이치
지난달 상장 후 승승장구…시총 1조
지분 16% 가진 원자력硏 몫 2980억원
개발자 10~12명에게 1000억원 배분
지난달 상장 후 승승장구…시총 1조
지분 16% 가진 원자력硏 몫 2980억원
개발자 10~12명에게 1000억원 배분
100억원대 기술료를 받는 정부 출연 연구소 연구원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탄생할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화장품 회사 한국콜마가 2004년 같이 세운 연구소기업 콜마비앤에이치가 지난달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면서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기는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지분 16.1%를 가진 원자력연구원은 내년 초까지 이를 모두 매각할 계획이다. 각종 세금과 경비를 뺀 금액 중 50%가 10~12명의 개발자 그룹에 배분된다. 이 중 가장 기여도가 높은 조성기 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책임연구원과 변명우 전 책임연구원(우송대 외식조리영양학부 교수)은 100억원이 넘는 기술료를 받게 된다.
◆국내 1호 연구소기업 상장
대전에 본사를 둔 콜마비앤에이치는 건강기능식품과 기능성 화장품을 만드는 회사다. 지난해 1739억원의 매출과 22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조 연구원이 개발한 면역력 증진 건강기능식품 헤모힘과 변 전 연구원이 개발한 녹차 추출물 고순도 정제 기술 덕분이다.
국내 1호 연구소기업이란 것도 대박의 배경이다. 그동안 연구원들은 기술을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것에 그쳤다. 그러나 연구소기업은 연구소와 기업이 함께 회사를 키우고 과실도 나눠 갖는 구조다.
조 연구원은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이를 공장에서 생산하고 상품화하는 것도 엄청난 노력이 뒤따르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당귀 등 천연 한방 재료를 방사선 기술로 새롭게 조합해 만든 헤모힘은 1997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데만 6년이 걸렸다. 상품 출시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가를 받는 데 4년이 더 필요했다.
실제로 백혈구가 늘어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람과 쥐를 대상으로 추가 효능 실험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공장에 생산 기술을 전수하는 일도 동시에 진행됐다. 조 연구원은 “처음엔 전체 직원이 사장을 포함해 6명밖에 없어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하나하나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말했다.
◆기술료 보상금 규정 개정 추진
상장 후 계속 주가가 올라 콜마비앤에이치의 시가총액은 현재 1조2917억원(코스닥 13위)에 이른다. 지분 16.1%를 가진 원자력연구원 몫은 2980억원이다.
라경호 원자력연구원 성과확산부장은 “세금과 경비로 25%가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남은 75%인 2235억원 가운데 5%는 ‘지식재산권 관리비용’으로 연구원이 가져가고, 나머지 2100여억원을 연구원과 개발자 그룹이 반씩 나눠 갖게 된다. 지금 시가총액 기준으로 1000억원이 넘는 돈을 10~12명의 개발자 그룹이 기여도에 따라 나눠 갖는 것이다.
라 부장은 “위탁과제에 참여한 대학교수 2명과 박사후연수생, 퇴직 연구자 등이 모두 일정 금액을 받게 된다”며 “그중에서 조 연구원과 변 전 연구원이 가장 많은 금액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같은 기술료 보상금 배분을 위해 국가 연구개발(R&D) 공동관리규정을 개정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8월 개정해 올 1월부터 시행한 새 국가 R&D 공동관리규정은 개인 연구자에게 돌아가는 기술료 보상금에 상한선을 둬 과학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규정은 20억원까지는 50% 이상을 연구자에게 돌려주지만, 20억~30억원은 40%, 30억~40억원은 30%, 40억~50억원은 20%, 50억원 초과는 10%로 지급률을 단계별로 떨어뜨린다. 보상금 규모에 상관없이 50%를 보장했던 과거 규정에 비해 연구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창조경제를 외치면서 뒤로는 부자 과학자의 탄생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임근호/김태훈 기자 eigen@hankyung.com
지분 16.1%를 가진 원자력연구원은 내년 초까지 이를 모두 매각할 계획이다. 각종 세금과 경비를 뺀 금액 중 50%가 10~12명의 개발자 그룹에 배분된다. 이 중 가장 기여도가 높은 조성기 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책임연구원과 변명우 전 책임연구원(우송대 외식조리영양학부 교수)은 100억원이 넘는 기술료를 받게 된다.
◆국내 1호 연구소기업 상장
대전에 본사를 둔 콜마비앤에이치는 건강기능식품과 기능성 화장품을 만드는 회사다. 지난해 1739억원의 매출과 22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조 연구원이 개발한 면역력 증진 건강기능식품 헤모힘과 변 전 연구원이 개발한 녹차 추출물 고순도 정제 기술 덕분이다.
국내 1호 연구소기업이란 것도 대박의 배경이다. 그동안 연구원들은 기술을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것에 그쳤다. 그러나 연구소기업은 연구소와 기업이 함께 회사를 키우고 과실도 나눠 갖는 구조다.
조 연구원은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이를 공장에서 생산하고 상품화하는 것도 엄청난 노력이 뒤따르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당귀 등 천연 한방 재료를 방사선 기술로 새롭게 조합해 만든 헤모힘은 1997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데만 6년이 걸렸다. 상품 출시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가를 받는 데 4년이 더 필요했다.
실제로 백혈구가 늘어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람과 쥐를 대상으로 추가 효능 실험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공장에 생산 기술을 전수하는 일도 동시에 진행됐다. 조 연구원은 “처음엔 전체 직원이 사장을 포함해 6명밖에 없어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하나하나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말했다.
◆기술료 보상금 규정 개정 추진
상장 후 계속 주가가 올라 콜마비앤에이치의 시가총액은 현재 1조2917억원(코스닥 13위)에 이른다. 지분 16.1%를 가진 원자력연구원 몫은 2980억원이다.
라경호 원자력연구원 성과확산부장은 “세금과 경비로 25%가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남은 75%인 2235억원 가운데 5%는 ‘지식재산권 관리비용’으로 연구원이 가져가고, 나머지 2100여억원을 연구원과 개발자 그룹이 반씩 나눠 갖게 된다. 지금 시가총액 기준으로 1000억원이 넘는 돈을 10~12명의 개발자 그룹이 기여도에 따라 나눠 갖는 것이다.
라 부장은 “위탁과제에 참여한 대학교수 2명과 박사후연수생, 퇴직 연구자 등이 모두 일정 금액을 받게 된다”며 “그중에서 조 연구원과 변 전 연구원이 가장 많은 금액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같은 기술료 보상금 배분을 위해 국가 연구개발(R&D) 공동관리규정을 개정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8월 개정해 올 1월부터 시행한 새 국가 R&D 공동관리규정은 개인 연구자에게 돌아가는 기술료 보상금에 상한선을 둬 과학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규정은 20억원까지는 50% 이상을 연구자에게 돌려주지만, 20억~30억원은 40%, 30억~40억원은 30%, 40억~50억원은 20%, 50억원 초과는 10%로 지급률을 단계별로 떨어뜨린다. 보상금 규모에 상관없이 50%를 보장했던 과거 규정에 비해 연구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창조경제를 외치면서 뒤로는 부자 과학자의 탄생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임근호/김태훈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