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국제선은 '공황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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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좁은 청사 ● 활주로 포화 ● 장거리 노선 없어 혼선
국제선 이용객, 국내선 추월…청사내 수용 가능인원 초과
활주로 용량도 사실상 한계…이용객들 "도떼기시장 방불"
국제선 이용객, 국내선 추월…청사내 수용 가능인원 초과
활주로 용량도 사실상 한계…이용객들 "도떼기시장 방불"
“이기 도떼기시장이지 어데 공항이고. 예 서 있는 떼거지들 좀 봐라. 내사 지금 20분째다.”
23일 오전 7시30분 부산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2층 출발장. 일본 오사카행 오전 9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대한항공 발권대 앞에서 기다리던 50대 여성 강모씨는 이처럼 분통을 터뜨렸다.
항공업계에선 비수기로 꼽히는 3월의 평일인데도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는 해외 관광객과 출장자들로 매우 붐볐다. 단체 관광객의 짐이 곳곳에 쌓여 있었고, 앉을 의자가 꽉 차서 로비에 서 있거나 자신의 트렁크 위에 앉아 있는 이용객도 많았다.
○미어터지는 청사
김해공항은 한국 제2의 도시 부산의 첫 관문이자 국내에서 인천공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국제선 노선을 운영 중인 국제공항이다. 현재 20개 항공사가 33개 노선을 운영하며 1주일에 총 739편에 달한다.
하지만 김해공항 국제선은 최근 수년째 인프라 부족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1976년 문을 열었을 당시만 해도 국내선 위주로 운영돼온 김해공항은 국내선 청사 규모가 국제선보다 3배가량 크다. 국제선 청사 연간 수용 가능 인원은 464만여명인 데 반해 국내선 청사는 1269만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483만여명으로 국제선 청사 수용 가능 인원을 초과했다. 지난 1~2월엔 두 달 연속 국제선 이용객이 처음으로 국내선을 앞질렀다.
활주로 용량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달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김해공항의 활주로 슬롯(Slot·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 한계는 16회다.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가 김해공항 국제선 오전 6~7시와 오후 8~10시 혼잡시간대의 연간 슬롯 평균을 조사한 결과 2010년 4.4회에서 지난해 9.7회로 5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최치국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해공항 국제선 슬롯 한계가 2020년 이전에 도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공항공사는 1334억원을 들여 2017년 1월 완공을 목표로 2012년부터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증축 1단계 공사를 진행 중이다. 공사가 끝나면 청사 면적은 5만800㎡에서 7만1995㎡로 넓어지고, 연간 수용 가능 인원은 464만명에서 630만여명으로 증가한다. 그렇지만 1단계 증축이 끝나도 급증하는 국제선 수요를 감당하기엔 벅찰 것이라고 관련 업계에선 우려하고 있다.
○美·유럽 등 장거리 노선 없어
김해공항이 ‘관광 한국의 제2관문’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로 미국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이 전무하다는 단점이 꼽힌다. 김해공항에서 부산~독일 뮌헨 노선(인천공항 경유)을 운항하던 루프트한자는 지난해 3월 김해공항에서 철수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해당 노선의 적자 때문이라고 하지만, 실제 이유는 김해공항의 인프라 문제가 컸다는 분석이다. 한 외항사 관계자는 “장거리 노선은 중대형기를 띄워 많은 사람을 태워야 적자를 피할 수 있는데 김해공항 활주로 사정상 300석 이상 중형기를 띄우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핀란드 항공사 핀에어는 이달 초 부산~핀란드 헬싱키 직항 노선 취항을 위해 본사 임원들이 김해공항을 방문했다가 활주로를 비롯한 각종 인프라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수 부산시 신공항추진단 주무관은 “김해공항에 취항하는 장거리 노선이 없다 보니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려는 해외 영화계 톱스타들이 김해공항이 아니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게 현실”이라며 “공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관광과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산업을 본격 육성하려는 부산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이미아/김태현 기자 mia@hankyung.com
23일 오전 7시30분 부산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2층 출발장. 일본 오사카행 오전 9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대한항공 발권대 앞에서 기다리던 50대 여성 강모씨는 이처럼 분통을 터뜨렸다.
항공업계에선 비수기로 꼽히는 3월의 평일인데도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는 해외 관광객과 출장자들로 매우 붐볐다. 단체 관광객의 짐이 곳곳에 쌓여 있었고, 앉을 의자가 꽉 차서 로비에 서 있거나 자신의 트렁크 위에 앉아 있는 이용객도 많았다.
○미어터지는 청사
김해공항은 한국 제2의 도시 부산의 첫 관문이자 국내에서 인천공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국제선 노선을 운영 중인 국제공항이다. 현재 20개 항공사가 33개 노선을 운영하며 1주일에 총 739편에 달한다.
하지만 김해공항 국제선은 최근 수년째 인프라 부족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1976년 문을 열었을 당시만 해도 국내선 위주로 운영돼온 김해공항은 국내선 청사 규모가 국제선보다 3배가량 크다. 국제선 청사 연간 수용 가능 인원은 464만여명인 데 반해 국내선 청사는 1269만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483만여명으로 국제선 청사 수용 가능 인원을 초과했다. 지난 1~2월엔 두 달 연속 국제선 이용객이 처음으로 국내선을 앞질렀다.
활주로 용량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달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김해공항의 활주로 슬롯(Slot·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 한계는 16회다.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가 김해공항 국제선 오전 6~7시와 오후 8~10시 혼잡시간대의 연간 슬롯 평균을 조사한 결과 2010년 4.4회에서 지난해 9.7회로 5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최치국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해공항 국제선 슬롯 한계가 2020년 이전에 도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공항공사는 1334억원을 들여 2017년 1월 완공을 목표로 2012년부터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증축 1단계 공사를 진행 중이다. 공사가 끝나면 청사 면적은 5만800㎡에서 7만1995㎡로 넓어지고, 연간 수용 가능 인원은 464만명에서 630만여명으로 증가한다. 그렇지만 1단계 증축이 끝나도 급증하는 국제선 수요를 감당하기엔 벅찰 것이라고 관련 업계에선 우려하고 있다.
○美·유럽 등 장거리 노선 없어
김해공항이 ‘관광 한국의 제2관문’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로 미국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이 전무하다는 단점이 꼽힌다. 김해공항에서 부산~독일 뮌헨 노선(인천공항 경유)을 운항하던 루프트한자는 지난해 3월 김해공항에서 철수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해당 노선의 적자 때문이라고 하지만, 실제 이유는 김해공항의 인프라 문제가 컸다는 분석이다. 한 외항사 관계자는 “장거리 노선은 중대형기를 띄워 많은 사람을 태워야 적자를 피할 수 있는데 김해공항 활주로 사정상 300석 이상 중형기를 띄우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핀란드 항공사 핀에어는 이달 초 부산~핀란드 헬싱키 직항 노선 취항을 위해 본사 임원들이 김해공항을 방문했다가 활주로를 비롯한 각종 인프라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수 부산시 신공항추진단 주무관은 “김해공항에 취항하는 장거리 노선이 없다 보니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려는 해외 영화계 톱스타들이 김해공항이 아니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게 현실”이라며 “공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관광과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산업을 본격 육성하려는 부산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이미아/김태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