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난경 하이드로코리아 사장(가운데)이 오용준 제이엠디 사장(왼쪽), 문지혜 브랜덤 사장을 만나 “일거리가 없을수록 더 좋은 아이템을 개발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양난경 하이드로코리아 사장(가운데)이 오용준 제이엠디 사장(왼쪽), 문지혜 브랜덤 사장을 만나 “일거리가 없을수록 더 좋은 아이템을 개발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양난경 하이드로코리아 사장은 하천용 교량을 만드는 제조업체의 최고경영자(CEO)다. 건축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고객서비스(CS) 교육 강사 등의 경력과 경영 지식을 바탕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사내 연구소를 이끄는 남편, 기술 전문가인 직원들에게 전문지식을 묻고 또 물어 지금은 하천용 교량 전문가가 다 됐다.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을 만나 제품의 특징과 강점 등을 일일이 설명할 정도다.

양 사장과의 ‘여성시대 톡톡방’에는 ‘펫북’이라는 애완견 전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운영사를 차린 문지혜 브랜덤 사장, 건축 철골물 제조업체를 2002년 창업한 오용준 제이엠디 사장이 참여했다. 오 사장은 “회사가 수년째 정체 상태”라며 “같은 업종에서 회사를 잘 이끌고 있는 양 사장을 만나 돌파구를 찾겠다”고 했다. 제이엠디의 지난해 매출은 25억원이고 하이드로코리아는 200억원가량을 올렸다.

○“잘나갈 때 멀리 내다봐야”

오 사장은 “처음엔 3차원(3D) 철골구조물 설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승승장구했는데 내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성장이 정체됐다”며 “신제품 개발에 들어갔지만 판매가 신통치 않다”고 했다. 이에 양 사장은 “주력 제품이 잘 팔리고 있을 때 3~4년 뒤를 내다보고 신제품 개발에 나서야 한다”며 “그래야 주력 제품과 연결해 회사의 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하천용 교량 매출이 상승세를 타고 있었지만 ‘조만간 한계가 오겠다’ 싶어 3년 전부터 바닷가에 설치할 수 있는 테마파크식 해양교량 개발을 시작했다”며 “중소기업은 꾸준히 팔리는 아이디어 상품을 발판 삼아 신제품 판매에 주력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사장은 “SNS는 네트워크 사업에 광고를 붙이기 위해 기업들을 찾아가 영업하는 게 가장 어렵다”며 “여성 CEO이기 때문에 더 영업하기 어려운데,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양 사장은 “누구를 만나든지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진솔하게 대하면 결국 다 나에게 온다”며 “잘 모를 때는 전문지식을 갖춘 다른 직원과 함께 다니면서 영업을 했다”고 답했다. “토목건축을 잘 모르는 나도 하나씩 배워갔듯이 기술직 직원들도 영업을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로 함께 성장해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엄마로서 맘 아픈 것 이겨내야”

문 사장은 “사업한 지 이제 3년 됐고 지난해 세 개 아이템으로 1억원가량 매출을 내는 데도 무척 힘들었다”며 “어떻게 10년, 20년씩 사업을 이끌면서 아이도 키울 수 있는지 대단하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나는 출산 하루 전까지 출근했고, 출산 후 3개월 만에 다시 일터로 나갔기 때문에 누구보다 ‘일하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며 “일도 가정도 잘 영위하려면 정말 독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에게 엄마가 왜 지금 나가야 하는지 차근차근 설명해주면서 독립적으로 키웠다고 설명했다.

양 사장은 “어렵더라도 반드시 한 번은 기회가 오니까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 아니다’는 믿음으로 잘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사장은 “내가 간 길을 이미 겪은 인생 선배가 공감해준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됐다”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새 아이템을 미리 개발해야 한다는 팁도 매우 유용했다”고 말했다.

‘여성시대 톡톡방’에서는 자문단에 하고 싶은 질문이나 톡톡방 참여 신청을 이메일(womanceo@hankyung.com)로 받습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