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女大, 숙명여대 찾아 '벤치마킹' 사연은
[ 김봉구 기자 ] 세계 최대 규모의 여자대학인 사우디아라비아 왕립여대가 숙명여대를 찾아 교육행정 시스템을 벤치마킹 한다.

23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사우디 프린세스 노라 빈트 압둘 라흐만 대학(PNU) 방문단이 이날부터 27일까지 학교를 방문해 학생지원, 취업, 창업 등 각종 프로그램 운영에 관한 컨설팅을 받는다.

PNU는 사우디 국왕의 고모인 노라 공주의 이름을 따 설립된 왕립 여대. 사우디 여성들의 고등교육을 맡고 있는 엘리트 여성교육기관이다. 언어·교육·예술·과학·의약 등 다양한 전공의 재학생이 6만여명에 달한다. ‘아랍의 봄’ 이후 여성의 사회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 대학들을 벤치마킹한 교육혁신에 나섰다.

방문단은 가다 모하메드 PNU 학생처 부처장을 비롯한 교수와 행정 실무자 20명으로 꾸려졌다. 방문단은 숙명여대와 함께 총 10차례의 행정세미나와 교내외 기관탐방 등을 진행한다.

주요 벤치마킹 대상은 숙명여대의 학사행정 서비스와 취업창업 지원프로그램, 학생자치모임 활성화프로그램 등이다. 특히 24일엔 숙명여대 학생지원센터, 취업경력개발원 등을 찾아 현장에서 직접 참관·토론한다.

최동주 숙명여대 대외협력처장은 “거액을 들여 세계 유수의 컨설팅 회사에게 자문을 받고 있지만 롤모델이 될 교육서비스를 직접 눈으로 보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PNU 관계자들이 대규모로 한국까지 찾아와 숙명여대를 방문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국내 대학이 해외 대학과 교류하는 사례는 많지만 이번 사례처럼 교육부 인가를 받아 행정서비스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해주는 차원의 국제교류는 처음이라고 숙명여대 측은 전했다.

특히 PNU는 국내 대학 최초의 교육·학사서비스 전 분야 국제표준화기구(ISO 9001) 인증 획득, 여대 취업률 1위 등 숙명여대의 실적을 평가해 협력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3년 한국을 방문한 PNU는 여러 대학 중 숙명여대 학생서비스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인 끝에 지난해 관련 협약을 맺었다. 이후 숙명여대는 현지에 국제협력센터 교직원 파견단을 보내 협력 업무를 시작했다. 오는 6월엔 PNU 재학생들로 구성된 체험 방문단이 숙명여대의 글로벌 탐방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러 캠퍼스를 찾을 예정이다.

숙명여대는 “양교는 여성교육을 통한 국가 부흥이란 창학이념에 따라 각각 대한제국 황실과 사우디 왕실에서 세운 ‘로열(royal) 대학’이란 공통점이 있다”면서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으로 중동 진출에 대한 관심과 기회가 늘어난 가운데 민간 차원의 바람직한 교류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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