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마저…6년 만에 대졸채용 '뒷걸음'
공공기관의 올해 신입사원 채용 규모가 6년 만에 줄어든다. 정부가 민간 기업에 청년 고용 확대를 요구하는 가운데 공공기관은 오히려 채용 인원을 줄여 논란이 예상된다.

25일 기획재정부와 공공기관에 따르면 한국전력 코레일 등 302개 공공기관의 올해 신규 채용 예정 인원은 1만7187명으로 지난해(1만7632명)보다 445명(2.5%) 줄었다. 고졸자 채용 인원만 보면 지난해 1859명에서 올해 2075명으로 216명(11.5%) 늘어난다. 공공기관이 이 계획대로 올해 채용을 마무리하면 2009년 이후 6년 만에 채용을 줄이는 것이다.

주요 기관별 채용 감축 인원을 보면 △국민연금공단 239명(429명→190명) △서울대병원 236명(1028명→792명)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174명(471명→297명) △한국수자원공사 134명(261명→127명) △한국철도공사(코레일) 100명(505명→405명) △근로복지공단 97명(349명→252명) △한국농어촌공사 75명(264명→189명) △한국석유공사 70명(173명→103명) 등이다.

채용을 줄인 상당수 공공기관은 내년부터 정년이 만 60세로 늘어나는 것에 대비해 신규 채용을 줄였다고 밝혔다. 최상찬 한국수자원공사 인사팀장은 “만 58세였던 정년이 늘어나면 인건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고용을 미리 감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에서 공공기관에 일정 규모 이상의 채용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현재 공기업 사정을 보면 충분히 초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대기업 올 상반기 채용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기업 49곳 중 ‘채용 계획이 없다’고 답한 기업은 19개(38.8%)에 달했다. 아직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기업은 9개였다.

세종=김주완/백승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