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변관수 남대문경찰서장 "서울역 노숙인 재활 돕고 집회 마찰 최소화할 것"
변관수 서울 남대문경찰서장(50·사진)은 지난 1월 부임한 뒤 매일 경찰서 맞은편 서울역광장에 나가 직접 순찰한다. 노숙인 간의 주먹다짐과 노숙인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240여명의 노숙인이 상주하는 서울역은 그간 이들 간의 다툼과 행인에 대한 위협적인 구걸 행위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변 서장은 “지난해에는 상습적으로 주먹을 휘두른 ‘동네조폭형’ 노숙인 20여명을 구속했다”며 “올해는 사회복지시설과 연계해 노숙인의 재활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부터 이달 말까지 남대문경찰서의 주선으로 사회복지시설인 음성 꽃동네에 입소한 노숙인은 30여명에 이른다. 15년간 서울역파출소에서 일하며 노숙인을 전담 관리해 노숙인 사이에서 ‘서울역 큰 형님’으로 불린 장준기 경감이 음성 꽃동네를 관할하는 충북 맹동파출소장으로 부임하며 남대문서와 꽃동네 사이에 적극적인 협력이 시작됐다.

변 서장은 “처음 장 경감이 다른 곳으로 떠난다고 할 때는 ‘이제 노숙인을 누가 담당하나’ 하는 걱정이 컸다”며 “새로 노숙인 관리 담당을 맡은 한진국 경위가 재활을 원하는 노숙인을 적극적으로 상담해 장 경감을 통해 입소를 주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광장과 서울역광장을 관할하는 남대문서는 전국 경찰서 중 가장 많은 대형 집회가 열리는 곳이다. 지난해에는 1100여건의 집회가 열려 연인원 34만명이 참가했다. 롯데호텔 등이 있어 국내외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VIP급 행사도 자주 열린다.

서울지방경찰청 4기동단장과 정부청사경비대장, 22경호대 부대장을 지낸 경비·경호 전문가인 변 서장이 남대문서에 부임한 배경이다. 그는 “방패를 들고 진압복을 입은 기동대원들을 일단 후방에 배치해 시위대와 경찰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겠다”며 “대신 경찰이 설치해 놓은 질서유지선(폴리스라인)을 넘을 경우 불법 집회로 간주해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동관광특구와 남대문시장 등 하루에도 수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관광지의 치안 강화도 변 서장의 주된 관심사다. 좁은 골목이 이어진 명동과 남대문시장의 지리적 특성을 반영해 도보 순찰을 늘리고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과도한 호객행위를 막기 위해 계도와 단속을 펼치고 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