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환자 뚝…의료관광 '루블화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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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병원들 '비상'
루블화 가치 '반토막' 나자 진료비 부담 커져 예약 급감
병원마다 30~90%나 줄어…"건강검진 고객은 거의 없어"
루블화 가치 '반토막' 나자 진료비 부담 커져 예약 급감
병원마다 30~90%나 줄어…"건강검진 고객은 거의 없어"

2013년 부산을 찾은 러시아 환자는 4779명. 전체 부산 외국인 환자의 43.4%를 차지했다. 2위인 중국의 비중이 11.6%인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1위다. 증가 폭도 커 의료관광을 시작한 2009년(457명)과 비교하면 10배나 늘어났다. 지난해 러시아 의료관광객 수는 9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루블화 폭락 사태로 진료비 부담을 느낀 러시아 환자들이 외국행을 꺼리면서 올 들어 크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부산의 러시아 전문 의료관광 에이전시인 고려의료관광개발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 달에 70~80명씩 러시아 환자를 유치했으나 이달에는 20~30명에 그쳤다. 러시아어로 된 홈페이지 방문 횟수도 하루 2000건에서 100건 이하로 떨어졌다. 러시아 환자가 주로 방문하는 대학병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90%까지 줄어든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들어서는 예약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이전에는 건강검진을 위한 의료관광객도 있었으나 지금은 당장 치료가 필요한 질병 아니면 한국을 찾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이전에는 외국인 환자 관련 수입이 내국인 진료 수입에 더해지는 정도였으나 갈수록 비중이 커지면서 관광객 감소에 따른 타격이 그만큼 크다”고 말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부산대와 동아대 등 병원들이 중국 몽골 중동 등 새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규 부산시 의료관광팀 담당관은 “러시아 환자의 급감으로 오는 6월4~6일 중국 선양과 판진시에서 의료전시회를 여는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