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보기술 회사인 IBM의 기업용 이메일 서비스인 ‘버스(Verse)’ 구동 화면. 한국IBM 제공
글로벌 정보기술 회사인 IBM의 기업용 이메일 서비스인 ‘버스(Verse)’ 구동 화면. 한국IBM 제공
글로벌 정보기술(IT) 회사인 IBM이 작년 말 선보인 기업용 이메일 서비스 ‘버스(Verse)’. 이 서비스는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하루에도 수백개씩 쏟아지는 이메일을 분석해 개인들의 업무 패턴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알려준다. 매일 아침 출근해 버스를 실행하면 그날 처리해야 할 주요 업무, 회의 정보, 만날 사람 등을 중요도에 따라 한눈에 볼 수 있다.

IBM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페이스북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T 업체들이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 등 국내 업체들도 기업용 메신저를 선보이고 관련 시장 공략에 나섰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일반 소비자 시장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전략의 하나다.

◆지능형 이메일 서비스 봇물

기업간 거래(B2B) 시장 공략하는 글로벌 IT기업들, 이메일 분석해 업무 우선순위 알려준다
IBM은 버스로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버스는 사용자의 이메일 패턴 등을 자동으로 분석해주는 게 특징이다. 예컨대 사내에서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낼 때 ‘매우 중요’ ‘긴급’ 등과 같은 키워드를 지정하고 ‘업무 데드(종료 시점)’ 등을 명기하면 버스 시스템이 이를 알아서 분석한 뒤 직원 각자의 업무표로 만들어준다. 해당 프로젝트에 연계된 팀원과 임원들, 같은 주제의 메일 빈도 등도 함께 분석해 중요도를 설정한다.

MS는 지능형 이메일 시스템 ‘클러터(Clutter)’를 기업용 서비스와 결합해 제공하고 있다. 클러터는 유용하지 않은 이메일을 걸러내는 일종의 필터 시스템이다. 한국MS 관계자는 “클러터는 사용자의 행동을 통해 이메일 중요도를 결정한다”며 “정교한 기계 학습법을 통해 시스템을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MS는 기업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야머’와 통합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스카이프 포 비즈니스’ 등을 결합한 업무용 서비스도 최근 선보였다.

구글은 다양한 이메일을 정리하고 관리해 주는 ‘인박스’ 서비스를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서비스인 ‘구글앱스포워크’에 포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인박스는 현재 시간과 위치 상황 등에 맞춰 메일을 찾아주는 기능 등을 갖췄다.

◆업무용 메신저도 잇달아 출시

기업용 메신저·SNS 시장도 가열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직장 동료와 메시지를 주고받고, 문서 작업 등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웹사이트 ‘페이스북 앳 워크(Fcebook at work)’를 개발 중이다. 일종의 업무용 페이스북으로 직장 동료 간 협업 기능에 특화하려는 취지다. 여러 사람이 같은 문서를 함께 보며 대화하고 편집하는 기능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SK커뮤니케이션즈도 지난 1일 업무용 메신저 ‘네이트온 트리’를 출시했다. 네이트온 트리는 기존 메신저와 달리 회사의 조직도를 기반으로 그룹을 구분할 수 있다. 친구를 맺지 않아도 직장 동료와 대화할 수 있고, 대화창에서 메시지와 파일 전송 등이 가능하다. 협력업체와 업무가 많거나 팀 관리가 필요한 조직 등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메모 앱으로 유명한 에버노트도 기업용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열린 ‘에버노트 콘퍼런스 2014’에서는 ‘콘텍스트(context)’ ‘워크챗(workchat)’ 등 새로운 서비스도 발표했다. 콘텍스트는 작성 중인 문서와 연관된 신문기사, 인물 정보, 과거에 작성한 문서 등을 보여주는 서비스다. 워크챗은 업무용 메신저로 직원들끼리 각종 아이디어와 자료 등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소프트웨어업계 관계자는 “기업용 IT 시장이 PC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넘어가면서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