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히트작은 일본 세븐일레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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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밥, ATM기 설치, 택배서비스, 100엔 커피…
41년 연속 매출 성장…세븐일레븐의 성공 비결
'소비세 역풍'에도 나홀로 질주…4년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이익
"상식을 던져 버려라" 혁신 강조…고객 눈높이 맞춘 신제품 개발
41년 연속 매출 성장…세븐일레븐의 성공 비결
'소비세 역풍'에도 나홀로 질주…4년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이익
"상식을 던져 버려라" 혁신 강조…고객 눈높이 맞춘 신제품 개발
일본 최대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의 지주회사 세븐앤드아이홀딩스는 2014회계연도(2014년 3월~2015년 2월)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2011회계연도부터 4년 연속이다. 1974년 창사 이래 41년 연속 매출 증가란 대기록도 달성했다. 지난해 4월의 소비세 인상 역풍으로 다른 소매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일궈낸 성과란 점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내수 침체 속 점포 확장
1974년 1호점을 낸 일본 세븐일레븐은 5년 만에 일본 편의점 업계 1위에 올랐다. 2005년엔 원조격인 미국 세븐일레븐을 거꾸로 인수해 세븐앤드아이홀딩스 산하 자회사로 편입했다. 2년 뒤에는 맥도날드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점포 수를 보유한 유통업체로 우뚝 섰다. 소비세 인상으로 일본 내수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일본에만 1172개의 점포를 늘렸다. 현재 일본 내 점포 수는 1만7491개. 올해도 사상 최대인 1700개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인구가 증가할 때는 슈퍼마켓과 백화점이 소매 채널을 주도하지만 저출산·고령화 시대에는 소규모 편의점이 일상 소비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의 일본 내 기존점 매출은 지난 2월까지 31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2014회계연도 일본 내 세븐일레븐 체인점 전체 매출은 4조82억엔으로 전년 대비 6% 늘었다. 영업이익은 2233억엔으로 4.9% 불어났다. 모두 사상 최대다. 일본 2위 편의점 업체 로손은 매출이 줄었고, 3위인 패밀리마트는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일본 최대 슈퍼마켓업체 이온은 영업이익이 17.5% 급감했다. ○100엔 커피 ‘세븐카페’ 대박
세븐일레븐의 성공 비결로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개발해내는 ‘창의력’과 ‘실행력’이 꼽힌다. 세븐일레븐은 1978년 일본 내 주먹밥(오니기리)을 최초로 선보였다. 김이 눅눅해지지 않아 바삭하게 먹을 수 있는 포장 방법을 고안했다. 지금도 연간 17억개가 팔리는 인기상품이다. 1982년엔 세계 최초로 판매시점관리(POS) 정보시스템을 갖춰 개별 상품에서 얻는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을 주문하고 판매하는 유통 혁신을 이뤘다. 1987년엔 공공요금 수납대행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0년대 들어선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설치’ ‘우표·엽서 판매’ ‘잡지 구독신청’ ‘택배’ ‘사진 인화’ 등의 서비스를 속속 도입했다. 수수료 수입도 수입이지만 소비자의 발길을 편의점으로 끌기 위한 시도였다.
최근에는 속옷 등 의류나 샴푸 같은 일상용품에 이르기까지 상품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모든 제품을 세븐일레븐에서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일본의 세븐일레븐 편의점 면적은 130㎡(약 40평)로 한국보다 두 배 정도 넓다. 손일선 도쿄대대학원 특별연구원은 “고령화, 독신세대를 겨냥한 치밀한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세븐앤드아이홀딩스는 단순한 편의점 업체가 아니라 소매유통업을 리드하는 혁신 기업”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소비세 인상의 후폭풍을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은 세븐일레븐 편의점 내 설치한 커피자동판매기 ‘세븐카페’와 자체상표(PB) 상품 ‘세븐 프리미엄’ 덕분이다. 2013년 1월 처음 선보인 세븐카페는 즉석에서 원두를 갈아 만든 커피를 한 잔에 100엔(약 900원)에 판매하는 것으로, 지난해 7억잔가량 팔렸다. 점포당 하루 100잔 이상 판매한 셈이다.
커피 구매자 중 20%가 샌드위치와 크림빵 과자 등을 함께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지난해 10월부터는 도넛을 내놨다. 무라타 노리토시 세븐앤드아이홀딩스 사장은 “소비자는 가격보다 가치에 비중을 둔다”며 품질을 높이고 가격도 올렸다. 지역과 입지 여건을 반영한 맞춤형 제품 배열도 효과를 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1만7000여개 점포에서 파는 제품이 조금씩 다르다.
○편의점 도시락 먹는 스즈키 회장
세븐일레븐의 고속 성장에는 창업주 2세를 제치고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스즈키 도시후미 회장의 고집스러운 경영 원칙도 자리잡고 있다. 그는 특별한 식사 약속이 없으면 늘 임원과 함께 자사 도시락을 먹는다.
스즈키 회장이 가장 강조하는 경영원칙은 “판매자 입장이 아닌 고객 중심, 고객 눈높이에서 생각하라”는 것. 편의점과 슈퍼마켓, 백화점에서 같은 가격에 판매하는 PB브랜드 ‘세븐 프리미엄’을 도입할 때 계열사 사장은 모두 반대했다. 하지만 그는 ‘고객이 살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어디서든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뜻을 관철시켰다. 집에서만 먹는 것으로 여겼던 주먹밥이 편의점 진열대에 올라온 것은 “상식을 던져버려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내수 침체 속 점포 확장
1974년 1호점을 낸 일본 세븐일레븐은 5년 만에 일본 편의점 업계 1위에 올랐다. 2005년엔 원조격인 미국 세븐일레븐을 거꾸로 인수해 세븐앤드아이홀딩스 산하 자회사로 편입했다. 2년 뒤에는 맥도날드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점포 수를 보유한 유통업체로 우뚝 섰다. 소비세 인상으로 일본 내수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일본에만 1172개의 점포를 늘렸다. 현재 일본 내 점포 수는 1만7491개. 올해도 사상 최대인 1700개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인구가 증가할 때는 슈퍼마켓과 백화점이 소매 채널을 주도하지만 저출산·고령화 시대에는 소규모 편의점이 일상 소비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의 일본 내 기존점 매출은 지난 2월까지 31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2014회계연도 일본 내 세븐일레븐 체인점 전체 매출은 4조82억엔으로 전년 대비 6% 늘었다. 영업이익은 2233억엔으로 4.9% 불어났다. 모두 사상 최대다. 일본 2위 편의점 업체 로손은 매출이 줄었고, 3위인 패밀리마트는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일본 최대 슈퍼마켓업체 이온은 영업이익이 17.5% 급감했다. ○100엔 커피 ‘세븐카페’ 대박
세븐일레븐의 성공 비결로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개발해내는 ‘창의력’과 ‘실행력’이 꼽힌다. 세븐일레븐은 1978년 일본 내 주먹밥(오니기리)을 최초로 선보였다. 김이 눅눅해지지 않아 바삭하게 먹을 수 있는 포장 방법을 고안했다. 지금도 연간 17억개가 팔리는 인기상품이다. 1982년엔 세계 최초로 판매시점관리(POS) 정보시스템을 갖춰 개별 상품에서 얻는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을 주문하고 판매하는 유통 혁신을 이뤘다. 1987년엔 공공요금 수납대행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0년대 들어선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설치’ ‘우표·엽서 판매’ ‘잡지 구독신청’ ‘택배’ ‘사진 인화’ 등의 서비스를 속속 도입했다. 수수료 수입도 수입이지만 소비자의 발길을 편의점으로 끌기 위한 시도였다.
최근에는 속옷 등 의류나 샴푸 같은 일상용품에 이르기까지 상품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모든 제품을 세븐일레븐에서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일본의 세븐일레븐 편의점 면적은 130㎡(약 40평)로 한국보다 두 배 정도 넓다. 손일선 도쿄대대학원 특별연구원은 “고령화, 독신세대를 겨냥한 치밀한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세븐앤드아이홀딩스는 단순한 편의점 업체가 아니라 소매유통업을 리드하는 혁신 기업”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소비세 인상의 후폭풍을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은 세븐일레븐 편의점 내 설치한 커피자동판매기 ‘세븐카페’와 자체상표(PB) 상품 ‘세븐 프리미엄’ 덕분이다. 2013년 1월 처음 선보인 세븐카페는 즉석에서 원두를 갈아 만든 커피를 한 잔에 100엔(약 900원)에 판매하는 것으로, 지난해 7억잔가량 팔렸다. 점포당 하루 100잔 이상 판매한 셈이다.
커피 구매자 중 20%가 샌드위치와 크림빵 과자 등을 함께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지난해 10월부터는 도넛을 내놨다. 무라타 노리토시 세븐앤드아이홀딩스 사장은 “소비자는 가격보다 가치에 비중을 둔다”며 품질을 높이고 가격도 올렸다. 지역과 입지 여건을 반영한 맞춤형 제품 배열도 효과를 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1만7000여개 점포에서 파는 제품이 조금씩 다르다.
○편의점 도시락 먹는 스즈키 회장
세븐일레븐의 고속 성장에는 창업주 2세를 제치고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스즈키 도시후미 회장의 고집스러운 경영 원칙도 자리잡고 있다. 그는 특별한 식사 약속이 없으면 늘 임원과 함께 자사 도시락을 먹는다.
스즈키 회장이 가장 강조하는 경영원칙은 “판매자 입장이 아닌 고객 중심, 고객 눈높이에서 생각하라”는 것. 편의점과 슈퍼마켓, 백화점에서 같은 가격에 판매하는 PB브랜드 ‘세븐 프리미엄’을 도입할 때 계열사 사장은 모두 반대했다. 하지만 그는 ‘고객이 살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어디서든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뜻을 관철시켰다. 집에서만 먹는 것으로 여겼던 주먹밥이 편의점 진열대에 올라온 것은 “상식을 던져버려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