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야크 '산행면접' 하는 까닭은…
“틀에 박힌 면접으로는 능동적인 인재를 찾기 어렵습니다.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로 나아가려면 스펙보다는 열정과 도전정신을 갖춘 인재를 뽑아야 합니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사진)은 아웃도어업계의 대표적 자수성가형 경영인 중 한 명이다. 24세 때인 1973년 서울 종로5가에 차린 10㎡짜리 등산용품 점포에서 시작해 연매출 5700억원대의 국내 정상급 아웃도어 기업을 이끌고 있다. 강 회장은 에베레스트산과 안나푸르나 등 히말라야의 유명한 고산들을 직접 오른 산악인이기도 하다.

그는 신입·경력사원을 뽑을 때 학력, 어학점수, 자격증과 같은 스펙보다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도전정신을 중요하게 본다. 블랙야크는 강 회장의 지시로 2013년 국내 아웃도어 업체로는 처음 산행면접을 통해 신입·경력 사원 20명을 선발했다. 강 회장은 최근 경기 축령산에서 올해 공개채용 지원자 5000명 중 1차 전형을 통과한 85명을 상대로 진행한 산행면접에도 참여했다.

면접관들은 지원자에게 텐트 설치 등 네 가지 과제를 준 뒤 화합·도전정신, 참여도, 조직 적응력, 순간 대처 능력 등을 종합 평가했다. 지원자 최성령 씨(25)는 “일반면접과 달리 지원자들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며 “불합격하더라도 이번 경험이 향후 조직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산행면접은 체력이 아니라 어려움이 닥쳤을 때 지원자들이 발휘하는 순발력, 리더십 등 무형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십년 동안 산을 오르내린 경험으로 볼 때 산행면접은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블랙야크가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블랙야크는 지난 1월 미국 아웃도어 기업 나우를 인수하면서 ‘북미·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아웃도어’란 비전을 발표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