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제2롯데월드 통로에 치안센터…"위급상황 발생 때 신속 조치"
서울 송파경찰서 서장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있다. 책장에 가지런히 꽂혀 있는 10여개의 검은색 서류철이다. 각 서류철은 다시 ‘지하철 및 복합단지’ ‘국가 주요시설’ ‘체육시설’ 등 세 가지 카테고리 중 하나로 분류돼 있다. 김해경 송파경찰서장(56·사진)이 직접 작성한 목록이다. 김 서장은 지난 16일 기자와 만나 “송파구는 제2롯데월드, 종합운동장 등 서울 다른 지역보다 중요 시설물이 많은 편”이라며 “각 시설물에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료를 참고해 빠르게 업무 지시를 내릴 수 있도록 작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서장은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꼼꼼한 업무 처리로 정평이 나 있다. 최근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과 제2롯데월드 연결 통로에 ‘월드치안센터’를 만든 것도 김 서장의 생각이다. 제2롯데월드 개장으로 치안 수요가 과거보다 두 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그는 “월드치안센터에 전담 경찰이 상주해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한 초동 조치를 할 수 있다”며 “롯데월드몰 안전이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지역의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송파경찰서는 다른 경찰서보다 한 발 앞서 선진적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해 7월 지능·조직화되는 경제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경제범죄수사과’를 신설했다. 기존 수사팀도 4개에서 6개로 확대해 기동성을 강화했다. 수사관 1인의 사건 처리량이 월 14건에서 16.8건까지 늘어났고 악성 경제 사범을 보다 빠르게 추적, 검거하고 있다. 김 서장은 “송파서의 이 같은 시범사업이 성공하면서 올해 3개 경찰서(서울 강남·서초, 부산진)에 경제범죄수사과가 더 신설됐다”고 말했다.

조직개편과 함께 경찰서 내 환경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조사실과 사무실을 분리해 경찰관이 범죄 용의자를 칸막이가 있는 조사실에서 따로 조사하도록 했다. 시민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수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종합병원처럼 경찰서를 방문한 민원인이 전광판을 통해 담당 경찰관과 약속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조사예약 안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두 자녀의 어머니기도 한 김 서장은 학교 폭력, 청소년 선도·보호 문제에 관심이 많다. 학교폭력 전담 경찰관(SPO)을 활발히 운영해 학교 폭력을 방지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