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초비상] 무너진 엔저 방어선…삼성전자마저 "원가 15% 줄여야 日과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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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업체 비명
현대車 "美시장서 도요타와 가격差 없어져"
日에 밀린 車부품…6년 만에 수출 첫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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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엔 동조화 깨졌다
![[엔저 초비상] 무너진 엔저 방어선…삼성전자마저 "원가 15% 줄여야 日과 경쟁"](https://img.hankyung.com/photo/201504/AA.9866742.1.jpg)
이후 원·엔 환율은 100엔당 910~950원대를 유지했다. 이는 엔저 속도를 늦췄다. 시장에서도 ‘외환당국이 100엔당 900원 선은 깨지지 않게 할 것’이란 믿음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엔 외환당국 의도대로 원·엔 환율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달러가 약세로 전환하면서 지난 한 달간 원화가치는 달러 대비 4.6%(22일 기준) 올랐다. 이달 들어선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원화가치 상승폭이 더 컸다. 이 기간 엔화가치는 달러 대비 1.3% 오르는 데 그쳤다. 원화가치가 엔화보다 더 크게 오르면서 23일 100엔당 900원 선이 깨진 것이다.
산업계는 이미 비상이다. 엔저에 힘입어 일본 경쟁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은 크게 회복됐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2013년 출하량 기준 세계 TV시장 4위였던 소니는 지난해 중국 TCL을 제치고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어 3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한국이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메모리 반도체도 무풍지대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일본 도시바와 경합 중인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엔저를 등에 업은 도시바의 가격 인하 공세를 우려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달러당 엔화가치가 2013년 초보다 30% 떨어진 만큼 일본 업체가 제품 가격을 15%가량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며 “삼성이 지금보다 원가 경쟁력을 15%가량 높여야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업체와 경쟁이 심한 자동차 부품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 1분기 자동차 부품 수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7% 감소했다. 1분기 기준으로 자동차 부품 수출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석유화학 철강이 먼저 충격
전문가들은 원·엔 환율의 추가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외환당국이 엔저 영향을 주시하고 있는 데다 연기금도 달러 매수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올해 안에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 원화가치가 다시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유미/주용석/강현우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