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트업 비정상회담④] '친구따라 강남 간' 토스랩 대표…업무용 메신저 '잔디' 딛고 아시아로 '멀리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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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챈 토스랩 대표 "한국 도움닫기 삼아 아시아 시장으로 점프"
사내 그룹웨어·일상 메신저 한계…잔디로 기업용 메신저 시장 공략
사내 그룹웨어·일상 메신저 한계…잔디로 기업용 메신저 시장 공략
스타트업의 성지(聖地)로 꼽히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마다하고 한국으로 눈을 돌린 세계 청년들이 있다.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한국 스타트업에 승부를 걸기 위해서다. 독일에서 온 경영자부터 러시아 국적 개발자까지 각국 인재들은 한국 스타트업의 현주소를 어떻게 볼까. [한경닷컴]이 세계 청년들과 비정상회담을 열고 'K-스타트업'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편집자주] [ 최유리 기자 ]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이 있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를 따라 미국서 한국 스타트업 토스랩으로 간 다니엘 챈 대표(사진)도 같은 경우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와튼스쿨 동문이었던 신 대표의 설득이 챈 대표에겐 터닝 포인트가 됐다. 졸업 후 투자회사에서 일하며 희미해졌던 스타트업의 꿈을 되살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토스랩에 합류한 그는 최근 회사를 이끄는 수장을 맡았다. 업무용 메신저 '잔디'의 해외 공략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한국을 도움닫기 삼아 아시아 시장으로 '퀀텀 점프'를 노리고 있다. 2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토스랩 사무실에서 챈 대표를 만났다.
◆ '노는 물' 커진 한국 스타트업…해외투자자 러브콜 잇달아
챈 대표는 중국계 미국인이다. 한국과의 인연은 신 대표로부터 시작됐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챈 대표 스스로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의 기술력도 그의 선택을 뒷받침한 요인이다.
"보통 혁신적인 기술은 서양에서 시작해 동양으로 넘어옵니다. 반면 한국은 역으로 혁신을 전파할 만큼 기술적 허브죠. 인프라 덕에 소비자들도 기술 혁신에 민감합니다. 한국에서 통하면 아시아 전체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얘기죠."
한국을 아시아 진출을 위한 테스트 베드로 삼은 것은 챈 대표만이 아니다. 작은 시장 규모 탓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는 것.
"바로 어제도 미국 지인에게서 한국 스타트업에 대해 묻는 전화를 받았어요. 사실 과거 한국 스타트업은 국내에서 성공한 후 해외로 나가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토스랩처럼 처음부터 해외를 목표로 하는 곳들이 많아요. 투자자 입장에선 굉장히 큰 변화입니다. 시장 규모에 따라 회수하는 투자 자금이 10배냐, 100배냐로 달라지기 때문이죠."
토스랩이 소트프뱅크로부터 지난해 21억 원을 투자받은 것도 같은 배경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나 알토스벤처스처럼 한국 스타트업만 겨냥한 펀드를 조성하는 투자사들이 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카톡에 지친 한국 직장인…업무용 메신저 '잔디'로 소통 챈 대표는 다소 폐쇄적인 의사소통 구조를 한국 기업 문화의 아쉬운 점으로 지적했다. 위계 질서를 중요시해 의견을 제시하기보다 상급자의 지시에 의존한다는 얘기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하향식 의사결정은 업무용 메신저에도 적용된다. 상급자의 결정에 따라 고가의 그룹웨어를 많드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직원들에게 실제로 필요한 기능을 반영하지 못해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업무를 위해 카카오톡이나 라인같은 일상용 메신저를 사용하는 직원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일상용 메신저는 업무적인 기능성이 떨어지고 보안 문제가 생길 수 있죠. 무엇보다도 일과 사적인 공간이 구분되지 않아 메신저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어요. 업무에 최적화된 메신저 잔디를 개발하게 된 배경입니다."
잔디는 팀이나 프로젝트별로 대화창을 만드는 플랫폼이다. 대화창에 들어가기 전에 다른 직원들이 주고 받는 내용이나 파일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공유된 파일에 직접 댓글을 달려 실시간 의견도 교환할 수 있다.
토스랩은 올해 잔디의 글로벌 진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만과 일본 지사에 갖춘 영업망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예정이다.
"제가 토스랩에 온 것은 잔디의 글로벌화를 이끌기 위해서입니다. 업무용 메신저가 많지 않은 대만에선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을 교두보 삼아 향후 동남아시아와 중국 시장까지 노리는 게 토스랩의 목표입니다."
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
[편집자주] [ 최유리 기자 ]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이 있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를 따라 미국서 한국 스타트업 토스랩으로 간 다니엘 챈 대표(사진)도 같은 경우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와튼스쿨 동문이었던 신 대표의 설득이 챈 대표에겐 터닝 포인트가 됐다. 졸업 후 투자회사에서 일하며 희미해졌던 스타트업의 꿈을 되살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토스랩에 합류한 그는 최근 회사를 이끄는 수장을 맡았다. 업무용 메신저 '잔디'의 해외 공략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한국을 도움닫기 삼아 아시아 시장으로 '퀀텀 점프'를 노리고 있다. 2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토스랩 사무실에서 챈 대표를 만났다.
◆ '노는 물' 커진 한국 스타트업…해외투자자 러브콜 잇달아
챈 대표는 중국계 미국인이다. 한국과의 인연은 신 대표로부터 시작됐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챈 대표 스스로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의 기술력도 그의 선택을 뒷받침한 요인이다.
"보통 혁신적인 기술은 서양에서 시작해 동양으로 넘어옵니다. 반면 한국은 역으로 혁신을 전파할 만큼 기술적 허브죠. 인프라 덕에 소비자들도 기술 혁신에 민감합니다. 한국에서 통하면 아시아 전체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얘기죠."
한국을 아시아 진출을 위한 테스트 베드로 삼은 것은 챈 대표만이 아니다. 작은 시장 규모 탓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는 것.
"바로 어제도 미국 지인에게서 한국 스타트업에 대해 묻는 전화를 받았어요. 사실 과거 한국 스타트업은 국내에서 성공한 후 해외로 나가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토스랩처럼 처음부터 해외를 목표로 하는 곳들이 많아요. 투자자 입장에선 굉장히 큰 변화입니다. 시장 규모에 따라 회수하는 투자 자금이 10배냐, 100배냐로 달라지기 때문이죠."
토스랩이 소트프뱅크로부터 지난해 21억 원을 투자받은 것도 같은 배경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나 알토스벤처스처럼 한국 스타트업만 겨냥한 펀드를 조성하는 투자사들이 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카톡에 지친 한국 직장인…업무용 메신저 '잔디'로 소통 챈 대표는 다소 폐쇄적인 의사소통 구조를 한국 기업 문화의 아쉬운 점으로 지적했다. 위계 질서를 중요시해 의견을 제시하기보다 상급자의 지시에 의존한다는 얘기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하향식 의사결정은 업무용 메신저에도 적용된다. 상급자의 결정에 따라 고가의 그룹웨어를 많드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직원들에게 실제로 필요한 기능을 반영하지 못해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업무를 위해 카카오톡이나 라인같은 일상용 메신저를 사용하는 직원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일상용 메신저는 업무적인 기능성이 떨어지고 보안 문제가 생길 수 있죠. 무엇보다도 일과 사적인 공간이 구분되지 않아 메신저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어요. 업무에 최적화된 메신저 잔디를 개발하게 된 배경입니다."
잔디는 팀이나 프로젝트별로 대화창을 만드는 플랫폼이다. 대화창에 들어가기 전에 다른 직원들이 주고 받는 내용이나 파일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공유된 파일에 직접 댓글을 달려 실시간 의견도 교환할 수 있다.
토스랩은 올해 잔디의 글로벌 진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만과 일본 지사에 갖춘 영업망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예정이다.
"제가 토스랩에 온 것은 잔디의 글로벌화를 이끌기 위해서입니다. 업무용 메신저가 많지 않은 대만에선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을 교두보 삼아 향후 동남아시아와 중국 시장까지 노리는 게 토스랩의 목표입니다."
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