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수 청송군수가 서울 명동 프린스호텔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송군이 MICE산업에 주목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변성현 한경닷컴기자 byun84@hankyung.com
한동수 청송군수가 서울 명동 프린스호텔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송군이 MICE산업에 주목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변성현 한경닷컴기자 byun84@hankyung.com
“중소 규모의 기업회의를 개최하는 데 시설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전혀 부족하지 않다고 자부합니다. 청송군을 스위스의 다보스처럼 규모는 작지만 콘텐츠는 강한 MICE(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시) 도시로 키울 겁니다.”

한동수 청송군수(사진)는 “청송군이 대도시에 비해 도시 규모나 시설 면에서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MICE 시장의 틈새를 공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MICE 산업을 ‘규모의 경제’라고도 하지만 지역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차별화된 콘텐츠로 시장을 공략한다면 기회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청송군은 MICE 산업 육성을 위해 무작정 예산을 투입해 시설을 늘리기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시설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이달 말 완공 예정인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의 산림조합중앙회 임업인종합연수원은 청송군의 대표적인 MICE 시설이 될 겁니다. 최대 25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숙박·체육 시설이 추가로 확보돼 청송은 2000명 규모의 MICE 행사를 열 수 있는 시설을 갖추게 됐어요.”

MICE 산업 육성에 나선 이유에 대해 한 군수는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는 “청송군은 연간 200만명 가량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지만 거쳐 가는 지역으로만 인식돼 있어 부가가치를 높이기에는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라며 “하루 최대 80만명 이상이 찾는 주왕산수달래축제(4~5월)와 청송사과축제(11월) 외에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 콘텐츠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MICE의 네 영역 가운데 청송군이 공략할 수 있는 분야로 기업회의(meeting)와 포상관광(incentive tour)을 꼽았다. 지금까지 MICE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하고 국내외 도시들의 사례를 꼼꼼히 비교해 얻은 해답이다.

“서울시 면적의 1.4배인 청송군의 80%가 임야지대입니다. 공장시설이나 그 흔한 농공단지 하나 없는 곳입니다. 그만큼 깨끗한 자연환경을 갖춘 청정지역이라고 할 수 있죠. 지금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주왕산국립공원과 도예·민예촌, 객주문화마을, 송소(松韶)고택 등 관광명소와 지리적 특성을 이용한 산악마라톤 및 산악자전거 같은 레저스포츠는 대도시에서는 불가능한 기업회의 연계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송군이 대도시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차별화된 프로그램들로 기업회의나 포상관광의 목적지로서 매력을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MICE를 지역의 대표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 청송군의 도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청송교도소의 명칭을 경북북부제3교도소로 바꾸고 2009년 군(郡)단위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도시경관조례와 색채기본계획을 세워 신축 건물의 외관과 색상에 대해 일정한 기준을 적용하도록 했다.

한 군수는 청송군처럼 규모가 작은 기초 지방자치단체에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MICE 산업에도 균형발전이 필요하다는 것. 시설과 콘텐츠가 풍부한 대도시보다 규모는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도시들은 전략적으로 지원해 육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 군수는 중소 MICE 기업들이 청송군에서 새로운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내년 제정을 목표로 현재 의회와 MICE 산업 지원 조례에 관한 협의를 시작했습니다. 이 조례가 계획대로 제정되면 청송군을 찾는 기업들에 보다 체계적이고 다양한 지원이 가능해지고 청송의 MICE 산업도 지금보다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