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산공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아산공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 김근희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올 들어 저조한 해외판매 실적을 내면서 생산·판매 820만대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4월까지 수출 부진으로 해외 판매량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이 기간 동안 해외 시장에서 총 226만7751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233만7961대) 대비 3.0%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는 해외에서 140만1841대를, 기아차는 86만5910대를 팔았다. 각각 2.4%, 3.9% 줄어들었다.

특히 국내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국내 생산은 39만7098대로 전년 동기(42만6000여대)보다 6.8% 감소했다. 기아차도 작년(44만9107대)보다 9.2% 줄어든 40만7860대에 그쳤다.

정몽구 회장이 목표로 설정한 820만대를 채울 수 있을지 미지수다. 국내 판매까지 합쳐도 이 기간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264만3600대다. 목표치인 820만대의 3분의 1인 약 273만3000대에 한참 모자란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해외 생산과 판매를 늘려야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당장 공장 라인을 증설할 수 없는 데다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제 상황은 여전히 어둡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임금 문제로 국내 공장의 생산량에 한계가 있고 해외 공장도 당장 생산량을 늘릴 여건이 안 돼 올해 수출이 크게 증가하지 못할 것"이라며 "올해는 수출보다는 해외 현지 판매량 늘리기에 힘써야 한다"고 진단했다.

힘들게 목표치를 맞춘다고 해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인센티브 등을 도입해 판매량을 늘릴 경우 수익에는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년간 현대·기아차가 목표달성에 실패한 적이 없는 만큼 이번에도 목표치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인센티브를 확대할 경우 수익성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형 투싼 등의 반응이 좋은 데다 기존 현지 전략형(i20, i30)의 상품 보강이 이뤄져 앞으로 해외 판매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외 뿐 아니라 국내 상황도 여의치 않아 현대·기아차의 목표 달성 여부는 계속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지난해 처음으로 70% 아래로 떨어진 후 올 3월말까지 66.7%까지 내려왔다. 현대차는 최근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아반떼, 쏘나타 등에 무이자 할부 카드(선수금 20%)를 꺼내들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