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 롤스로이스'…자전거, 명품관을 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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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xury & Bike
대당 400만~500만원 고가…배터리 달린 전기자전거도 인기
알톤스포츠·삼천리자전거 등 국내 업체들, 고급화 전략 나서
대당 400만~500만원 고가…배터리 달린 전기자전거도 인기
알톤스포츠·삼천리자전거 등 국내 업체들, 고급화 전략 나서
지난 14일 서울 충무로1가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지하 1층의 시계 명품관. 몽블랑, 오메가, 바쉐론콘스탄틴 등 명품 시계 매장 한가운데에 떡하니 자전거 매장 하나가 자리를 잡고 있다. 한 대 가격이 300만~500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자전거만 취급하는 자전거 편집숍 ‘바이크앤드’다.
류재철 신세계백화점 스포츠바이어는 “대당 가격이 수백만원이지만 매월 10대 안팎으로 꾸준히 팔린다”며 “어린이용 자전거도 종류가 많아 부모와 아이가 같이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자전거 인구가 1000만명을 훌쩍 넘어서면서 자전거 시장에도 명품 바람이 불고 있다. 어떤 소재로 뼈대(프레임)를 만들었느냐가 자전거의 명품을 가르는 기준으로 통한다. 내구성이 좋으면서 가벼운 소재를 찾는 수요가 고급 자전거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뼈대의 소재는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전통적인 소재는 강철(스틸)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무겁기 때문에 속도를 내기 힘든 게 흠이었다. 알루미늄 소재가 인기를 얻게 된 배경이다. 알루미늄 재질은 주로 레저용 자전거에 많이 쓰인다.
알루미늄보다 한 단계 수준 높은 소재가 카본이다. 탄소섬유를 엮어 만든 것으로 알루미늄보다 무게가 가볍고 충격 흡수력이 좋은 것이 장점이다. 명품 자전거는 주로 카본이나 크로몰리(철, 크롬, 몰리브덴을 섞은 합금) 뼈대로 만든다. 이들 소재로 만든 자전거는 무게가 5~7㎏으로 강철 알루미늄(10~12㎏)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신세계 본점 바이크앤드에서 인기 있는 모델인 덴마크의 페더슨과 네덜란드의 조니로코가 대표적인 크로몰리 소재의 자전거다. 페더슨은 현재 자전거의 기본 구조인 삼각형 두 개를 붙인 모양의 ‘다이아몬드 뼈대’의 단초가 된 자전거로 유명하다. 금속 와이어가 팽창 및 압축을 통해 무게를 분산시키는 ‘트러스(truss)’ 구조를 뼈대에 적용한 게 특징이다. 이유진 바이크앤드 매니저는 “페더슨의 해먹 안장은 크로몰리 소재의 뼈대와 함께 체중을 보다 효과적으로 분산시켜 주기 때문에 ‘자전거의 롤스로이스’로 불린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490만원.
조니로코는 다목적 자전거 ‘MPB(multi purpose bicycle)’로 유명하다. 자전거 앞부분에 있는 카고(cargo)에 사람을 태우거나 짐을 실을 수 있게 설계됐다. 내장 7단 기어를 장착해 무거운 짐을 싣고도 페달을 굴리는 게 어렵지 않다.
또 파워핸들을 적용해 한 손으로도 쉽게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주차 브레이크를 장착해 언덕 비탈길에서도 안정적인 라이딩이 가능하다. 가격은 390만원.
체인 없이 전자식으로 구동되는 전기자전거도 명품 자전거 반열에 올라 있다. ‘만도풋루스’ 매장이 지난 3월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에비뉴엘 6층에 둥지를 튼 게 좋은 사례다. 대표 제품 ‘아이엠’도 카본 소재로 만들었다. 최고 속도는 시간당 25㎞이며 가격은 286만원이다.
뼈대 다음으로는 구동계가 중요하다. 뼈대와 바퀴를 연결해 자전거를 움직이는 구동계가 자전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강은성 롯데백화점 레저 바이어는 “고가 구동계일수록 무게가 가볍고 변속의 정확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강 바이어는 “같은 브랜드 내에서도 등급이 여럿으로 나뉘고 상위 모델일수록 가격이 비싸다”며 “캄파뇰로, 시마노, 스람 등이 고급 자전거의 구동계로 많이 쓰인다”고 덧붙였다. 구동계는 변속레버와 브레이크, 앞·뒤 변속기, 크랭크, 스프라켓으로 이뤄져 있다.
국내 주요 자전거업체도 명품 자전거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속속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뼈대와 구동계의 질을 높이는 추세다. 알톤스포츠는 고급라인 전문 브랜드 ‘인피자’를 내놓고 인기몰이에 나섰다. ‘메티스 울테그라’(210만원)가 대표 제품이다.
이 자전거는 ‘울테그라’ 변속기시스템을 적용해 성능을 강화하고 뼈대는 무광으로 처리해 시크한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피자 탈레스 XC’(190만원)는 산악용 자전거(MTB)다. 두 제품 모두 가벼우면서 탄성이 좋은 카본으로 뼈대 전체를 구성했다.
삼천리자전거는 ‘아팔란치아’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다. 대표 제품 ‘타칸 90’(200만원)은 카본 소재로 뼈대를 제작한 MTB다. 지면의 충격을 최소화해 주는 ‘서스펜션 포크’를 적용해 험한 길이나 산악 주행에 적합하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류재철 신세계백화점 스포츠바이어는 “대당 가격이 수백만원이지만 매월 10대 안팎으로 꾸준히 팔린다”며 “어린이용 자전거도 종류가 많아 부모와 아이가 같이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자전거 인구가 1000만명을 훌쩍 넘어서면서 자전거 시장에도 명품 바람이 불고 있다. 어떤 소재로 뼈대(프레임)를 만들었느냐가 자전거의 명품을 가르는 기준으로 통한다. 내구성이 좋으면서 가벼운 소재를 찾는 수요가 고급 자전거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뼈대의 소재는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전통적인 소재는 강철(스틸)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무겁기 때문에 속도를 내기 힘든 게 흠이었다. 알루미늄 소재가 인기를 얻게 된 배경이다. 알루미늄 재질은 주로 레저용 자전거에 많이 쓰인다.
알루미늄보다 한 단계 수준 높은 소재가 카본이다. 탄소섬유를 엮어 만든 것으로 알루미늄보다 무게가 가볍고 충격 흡수력이 좋은 것이 장점이다. 명품 자전거는 주로 카본이나 크로몰리(철, 크롬, 몰리브덴을 섞은 합금) 뼈대로 만든다. 이들 소재로 만든 자전거는 무게가 5~7㎏으로 강철 알루미늄(10~12㎏)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신세계 본점 바이크앤드에서 인기 있는 모델인 덴마크의 페더슨과 네덜란드의 조니로코가 대표적인 크로몰리 소재의 자전거다. 페더슨은 현재 자전거의 기본 구조인 삼각형 두 개를 붙인 모양의 ‘다이아몬드 뼈대’의 단초가 된 자전거로 유명하다. 금속 와이어가 팽창 및 압축을 통해 무게를 분산시키는 ‘트러스(truss)’ 구조를 뼈대에 적용한 게 특징이다. 이유진 바이크앤드 매니저는 “페더슨의 해먹 안장은 크로몰리 소재의 뼈대와 함께 체중을 보다 효과적으로 분산시켜 주기 때문에 ‘자전거의 롤스로이스’로 불린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490만원.
조니로코는 다목적 자전거 ‘MPB(multi purpose bicycle)’로 유명하다. 자전거 앞부분에 있는 카고(cargo)에 사람을 태우거나 짐을 실을 수 있게 설계됐다. 내장 7단 기어를 장착해 무거운 짐을 싣고도 페달을 굴리는 게 어렵지 않다.
또 파워핸들을 적용해 한 손으로도 쉽게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주차 브레이크를 장착해 언덕 비탈길에서도 안정적인 라이딩이 가능하다. 가격은 390만원.
체인 없이 전자식으로 구동되는 전기자전거도 명품 자전거 반열에 올라 있다. ‘만도풋루스’ 매장이 지난 3월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에비뉴엘 6층에 둥지를 튼 게 좋은 사례다. 대표 제품 ‘아이엠’도 카본 소재로 만들었다. 최고 속도는 시간당 25㎞이며 가격은 286만원이다.
뼈대 다음으로는 구동계가 중요하다. 뼈대와 바퀴를 연결해 자전거를 움직이는 구동계가 자전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강은성 롯데백화점 레저 바이어는 “고가 구동계일수록 무게가 가볍고 변속의 정확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강 바이어는 “같은 브랜드 내에서도 등급이 여럿으로 나뉘고 상위 모델일수록 가격이 비싸다”며 “캄파뇰로, 시마노, 스람 등이 고급 자전거의 구동계로 많이 쓰인다”고 덧붙였다. 구동계는 변속레버와 브레이크, 앞·뒤 변속기, 크랭크, 스프라켓으로 이뤄져 있다.
국내 주요 자전거업체도 명품 자전거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속속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뼈대와 구동계의 질을 높이는 추세다. 알톤스포츠는 고급라인 전문 브랜드 ‘인피자’를 내놓고 인기몰이에 나섰다. ‘메티스 울테그라’(210만원)가 대표 제품이다.
이 자전거는 ‘울테그라’ 변속기시스템을 적용해 성능을 강화하고 뼈대는 무광으로 처리해 시크한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피자 탈레스 XC’(190만원)는 산악용 자전거(MTB)다. 두 제품 모두 가벼우면서 탄성이 좋은 카본으로 뼈대 전체를 구성했다.
삼천리자전거는 ‘아팔란치아’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다. 대표 제품 ‘타칸 90’(200만원)은 카본 소재로 뼈대를 제작한 MTB다. 지면의 충격을 최소화해 주는 ‘서스펜션 포크’를 적용해 험한 길이나 산악 주행에 적합하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