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디저트 설빙, 중국 진출…"2017년까지 150곳 출점"
“한국 드라마와 가수를 좋아하다 보니 한국식 디저트에도 관심이 많아졌어요.”

지난 16일 중국 상하이 훙취안루(紅泉路)의 설빙 매장(사진)에서 만난 추이위안위안 씨는 ‘코리안 디저트 카페’라는 소개 문구에 이끌려 매장에 들어왔다고 했다. 추이 씨는 “빙수 안에 들어 있는 인절미의 쫄깃쫄깃한 식감이 마음에 든다”며 “자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매장은 토종 디저트 카페인 설빙의 해외 1호점이다. 상하이의 한인 타운인 훙취안루에 480㎡ 규모로 들어섰다. 한 번에 2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형 매장이다.

9일 예비 개점해 소비자 반응을 살핀 뒤 이날 공식 개점 행사를 열었다. 정선희 설빙 사장은 “공식 개점 전 1주일간 5000여명의 중국 소비자가 이곳을 찾았다”며 “한국식 디저트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설빙은 중국식 메뉴를 새롭게 개발하기보다는 한국의 메뉴 특성을 살리는 전략을 택했다. 정 사장은 “인절미빙수와 인절미토스트가 중국에서도 주력 메뉴가 될 것”이라며 “인절미, 팥, 콩가루 등 주재료를 한국에서 공수해 한국 고유의 맛을 내겠다”고 말했다. 애플망고빙수, 딸기빙수 등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 메뉴와 오미자, 매실, 유자 등 전통차 메뉴도 함께 내놓는다. 설빙을 ‘중국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 중 가장 한국적인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정 사장의 목표다.

설빙은 지난 2월 중국 상하이아빙식품무역유한공사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중국 진출에 본격 나섰다. 2017년까지 상하이에만 150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광둥성에도 진출이 확정됐고 지린성과 장쑤성 등 다른 지역 기업들과도 협상 중이다.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식품박람회에서 설빙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눈꽃빙수 기계가 주목받고, 설빙과 유사한 브랜드의 빙수카페가 문을 여는 등 현지에서 설빙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국내에서는 매장 수 확장보다는 현재 운영 중인 490개 매장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상하이=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