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대륙의 과자' 달콤한 상승
“중국에서 현지 토종업체들보다 잘한다.”

오리온에 대한 증권업계의 평가다. 이 회사는 대표상품 초코파이를 비롯한 각종 스낵류(예감, 포카칩, 초코송이 등)가 꾸준히 인기를 얻으면서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의 60%를 중국에서 올렸다. 오리온을 ‘중국 내수주’로 부르는 이유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중국 시장 점유율이 40%(작년 기준)로 현지 식품업체들의 경쟁 상품을 제친 지 오래다. 최근 급성장한 감자칩부문에서도 20%의 점유율로 중국 내 1위 업체인 펩시콜라를 뒤쫓고 있다.

◆사상 최고가에도 목표주가 상향

오리온은 지난 12일 사상 최고가인 135만9000원까지 올랐다. 올 들어 주가 상승률이 33.8%에 이른다. 최근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로 131만원(15일 종가)까지 조정받았지만 증권사들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오리온의 목표주가를 14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올렸다. 대우증권과 IBK투자증권도 각각 157만원, 1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황은 ‘딴판’이었다. 국내에서는 대형마트 휴무제와 수입과자 판매 증가 등으로 고전했다. 중국의 성장세도 주춤해지면서 주가 상승 모멘텀(계기)을 찾지 못했다. 2013년 4월 120만원대였던 오리온 주가는 작년 10월27일 77만6000원까지 떨어졌다.

오리온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자회사 합병 등으로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작년 9월 과자 제조회사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OSI)을 흡수 합병했다.

올 3월에는 포장재를 만드는 자회사 아이팩을 합병했다. 지난 12일엔 중국 현지법인 오리온푸드컴퍼니가 계열사인 오리온스낵컴퍼니를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박세열 오리온 기획관리부문 상무는 “지난해부터 자회사를 합병하는 등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데 힘썼다”며 “조직과 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조직 효율화 노력 등에 힘입어 올 들어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1분기에 120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작년 1분기보다 27% 늘어난 수치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매출은 6.6% 증가한 6982억원, 당기순이익은 43% 늘어난 851억원이었다.

◆“중국 제과시장 연평균 7~8% 성장”

중국 내수시장의 성장세도 오리온의 성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제과시장 규모는 380억달러(약 38조원)였으며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12.3% 성장했다. 앞으로도 연간 7~8% 이상의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박찬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1인당 연간 제과소비액은 28달러로 일본의 15%, 한국의 43% 수준에 불과하다”며 “중국인들의 소득 증가와 함께 과자 등 식품 소비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리온 자회사 스포츠토토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다. 복권사업을 하는 스포츠토토는 다음달 말로 사업권 계약이 끝날 예정이어서 청산될 가능성이 크다. 스포츠토토(자본금 2382억원)가 청산되면 오리온은 보유 지분율(70.5%)에 따라 1600억원가량을 돌려받게 된다. 이 돈은 신규 사업 진출 등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주가에 호재로 꼽힌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