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허가신청만 3건 '초스피드 개발'…삼성, 바이오 선두주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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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 세 번째 바이오시밀러 'SB9' 임상 완료
11월께 유럽 판매허가 신청
다국적社보다 4년 늦었지만
자금력·속도경영 앞세워
개발 3년 만에 성과 가시화
11월께 유럽 판매허가 신청
다국적社보다 4년 늦었지만
자금력·속도경영 앞세워
개발 3년 만에 성과 가시화
삼성그룹이 바이오의약품을 신수종사업으로 선정하고 투자한 지 3년 만에 유럽 제약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의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R&D)에 속도가 붙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에서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맡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당뇨치료제 ‘란투스’를 복제한 바이오시밀러 ‘SB9’의 임상시험을 끝내고 이르면 오는 11월 유럽의약품청(EMA)에 판매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신약을 복제해 동등한 품질로 만든 바이오의약품이다.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개발 기간이 절반 이상 짧고, 효능은 오리지널과 같지만 가격이 싼 것이 특징이다.
속도 내는 유럽 진출
SB9은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가 개발한 란투스를 복제한 바이오의약품이다. 란투스는 당뇨치료제 시장에서 ‘블록버스터’급 약품으로 통한다. 제약산업 분석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2014년 란투스는 84억달러(약 9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의약품 판매 규모로 세계 2위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유한양행의 1년 매출이 1조원을 이제 막 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시장 규모다.
판매허가 신청을 했다고 당장 팔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약효와 안전성이 오리지널약과 같다는 임상 결과를 얻은 만큼 허가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란 게 삼성 측 입장이다. 삼성이 허가를 받으면 당뇨치료제 바이오시밀러로는 세계 최초다. 이로써 삼성은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1월)과 ‘레미케이드’(3월)의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같은 해에 세 번째 바이오시밀러 제품 허가를 추진하게 된다. 양철보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는 “SB9의 임상 3상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임상 자료를 취합해 이르면 11월 EMA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 상무는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동시에 시행한 임상시험을 통해 SB9의 약효와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했다”며 “내년부터 유럽시장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 주도권 잡아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2월 삼성바이오로직스(지분 90.3%)가 미국 바이오젠 아이덱(9.7%)과 합작해 만든 바이오의약품 R&D 전문회사다. ‘통합 삼성물산’에 통합될 예정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각각 46.3%와 4.9%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그동안 미국 제약사인 머크와 협력해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준비했다. 삼성 관계자는 “엔브렐과 레미케이드, 그리고 란투스까지 한 해에 세 개의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신청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이 세계 최대 제약시장인 미국을 제쳐두고 유럽을 먼저 공략하는 가장 큰 이유는 특허 때문이다. 엔브렐과 레미케이드 모두 올해 유럽에서 특허가 만료된다. 레미케이드는 올해 초 만료됐고 엔브렐은 10월에 만료된다.
반면 미국에서는 이들 제품의 특허 기간이 아직 많이 남았다. 레미케이드 특허는 2018년, 엔브렐은 2029년 만료된다. 유럽이 미국보다 바이오시밀러 허가에 더 너그러운 분위기라는 점도 한 가지 이유다. 삼성은 노바티스 등 경쟁사보다 3~4년 늦은 2012년부터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그동안 2조1000억원에 달하는 집중적인 자금 투자와 초스피드 임상시험을 통해 허가신청 등의 상용화 단계에서는 오히려 앞서가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두 개 이상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허가를 미국 또는 유럽에 신청한 곳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일하다. 삼성은 내년까지 글로벌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항체의약품 다섯 개의 바이오시밀러 허가 신청을 마친다는 목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올 하반기 란투스 바이오시밀러 허가 신청을 완료하고 나머지 두 개인 휴미라(류머티즘 치료제)와 허셉틴(유방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도 내년에 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라며 “4년 안에 다섯 개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완료한 바이오기업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삼성그룹에서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맡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당뇨치료제 ‘란투스’를 복제한 바이오시밀러 ‘SB9’의 임상시험을 끝내고 이르면 오는 11월 유럽의약품청(EMA)에 판매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신약을 복제해 동등한 품질로 만든 바이오의약품이다.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개발 기간이 절반 이상 짧고, 효능은 오리지널과 같지만 가격이 싼 것이 특징이다.
속도 내는 유럽 진출
SB9은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가 개발한 란투스를 복제한 바이오의약품이다. 란투스는 당뇨치료제 시장에서 ‘블록버스터’급 약품으로 통한다. 제약산업 분석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2014년 란투스는 84억달러(약 9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의약품 판매 규모로 세계 2위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유한양행의 1년 매출이 1조원을 이제 막 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시장 규모다.
판매허가 신청을 했다고 당장 팔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약효와 안전성이 오리지널약과 같다는 임상 결과를 얻은 만큼 허가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란 게 삼성 측 입장이다. 삼성이 허가를 받으면 당뇨치료제 바이오시밀러로는 세계 최초다. 이로써 삼성은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1월)과 ‘레미케이드’(3월)의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같은 해에 세 번째 바이오시밀러 제품 허가를 추진하게 된다. 양철보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는 “SB9의 임상 3상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임상 자료를 취합해 이르면 11월 EMA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 상무는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동시에 시행한 임상시험을 통해 SB9의 약효와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했다”며 “내년부터 유럽시장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 주도권 잡아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2월 삼성바이오로직스(지분 90.3%)가 미국 바이오젠 아이덱(9.7%)과 합작해 만든 바이오의약품 R&D 전문회사다. ‘통합 삼성물산’에 통합될 예정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각각 46.3%와 4.9%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그동안 미국 제약사인 머크와 협력해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준비했다. 삼성 관계자는 “엔브렐과 레미케이드, 그리고 란투스까지 한 해에 세 개의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신청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이 세계 최대 제약시장인 미국을 제쳐두고 유럽을 먼저 공략하는 가장 큰 이유는 특허 때문이다. 엔브렐과 레미케이드 모두 올해 유럽에서 특허가 만료된다. 레미케이드는 올해 초 만료됐고 엔브렐은 10월에 만료된다.
반면 미국에서는 이들 제품의 특허 기간이 아직 많이 남았다. 레미케이드 특허는 2018년, 엔브렐은 2029년 만료된다. 유럽이 미국보다 바이오시밀러 허가에 더 너그러운 분위기라는 점도 한 가지 이유다. 삼성은 노바티스 등 경쟁사보다 3~4년 늦은 2012년부터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그동안 2조1000억원에 달하는 집중적인 자금 투자와 초스피드 임상시험을 통해 허가신청 등의 상용화 단계에서는 오히려 앞서가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두 개 이상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허가를 미국 또는 유럽에 신청한 곳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일하다. 삼성은 내년까지 글로벌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항체의약품 다섯 개의 바이오시밀러 허가 신청을 마친다는 목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올 하반기 란투스 바이오시밀러 허가 신청을 완료하고 나머지 두 개인 휴미라(류머티즘 치료제)와 허셉틴(유방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도 내년에 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라며 “4년 안에 다섯 개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완료한 바이오기업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