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글로벌 한인 창업 네트워크 만들자
필자는 5년째 창업지원 기업 타이드인스티튜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간 타이드를 거쳐간 창업인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아주 많다. 돌이켜보면 매우 의미 있는 일들이었다. 창업만큼 힘들었던 창업 지원활동을 함께해준 타이드 직원들에게 늘 고맙다.

타이드는 매년 미국 실리콘밸리와 보스턴, 로스앤젤레스(LA) 및 영국 런던, 중국 상하이, 일본 도쿄 등 해외 주요 거점도시에서 2박3일짜리 창업자 발굴대회인 ‘스타트업 스프링보드’를 열고 있다. 이 같은 창업대회를 해외에서 열게 된 이유가 있다.

창업 분야에서 우리가 늘 부러워하는 민족은 유대인이다. 특히 유대인의 네트워크가 참 부럽다. 페이스북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를 비롯한 유명 창업가들이 유대인이다. 그들이 어떻게 서로 이끌어주고 있는지 상세히 그린 관계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주 공유된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창업 국가’라 불릴 정도로 성공한 창업가를 지속적으로 배출하고 있으며, 현재 이스라엘 기업 중 미국 나스닥 상장사만 88개에 달한다.

‘넋 놓고 부러워하는 대신 우리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 스타트업 스프링보드다. “세계 주요 거점 도시에 한인 창업 네트워크를 조성하자”는 비전이 벌써 5년째 여물고 있다. 각국 도시에서 창업하고 싶은 한인, 또 이들의 멘토 및 투자자가 될 수 있는 한인 선배들이 한데 모여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실제 이 대회에 참가해 창업한 팀도 많이 있다. 지난주 LA에서 스타트업 스프링보드가 성황리에 열렸고, 이번 주말에는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다. 올 하반기에도 미국 뉴욕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칠레 산티아고 등을 순회하며 대회가 이어질 예정이다.

스타트업 스프링보드를 조직하고 운영하면서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됐다. 그것은 우리에게도 성공한 벤처 1세대가 세계 도처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들은 창업 후배들을 돕는 일에 기꺼이 자신의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면서 “우리 때는 이렇게 도움받을 수 있는 선배가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제 더 이상 타국의 창업 네트워크를 부러워하지 말자. 이미 갖고 있는 네트워크에 대해 감사히 생각하고, 이를 더 크게 조성해 나가는 것이 우리 몫이다.

고산 < 에이팀벤처스·타이드인스티튜트 대표 hardtodecide@hot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