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출신 벤처기업가들의 '후배사랑' 조언 "창업에 성공하려면 좋은 팀과 문화 갖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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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명 한 자리에 모여
창업 인식 좋아져 '격세지감'
"10년 뒤 성공스토리" 화답
창업 인식 좋아져 '격세지감'
"10년 뒤 성공스토리" 화답
지난 29일 오후 서울대 엔지니어하우스에 내로라하는 벤처기업 대표·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 30여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모임의 주최 측은 서울대 벤처경영기업가센터. 서울대 출신 벤처 창업자들이 창업을 꿈꾸는 후배를 돕고 격려하기 위한 자리였다. 서울대 출신 벤처 창업자들이 후배들을 만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행사에 참석한 벤처기업 대표들은 이구동성으로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과거 자신들이 학교에 다닐 때와 비교하면 창업에 대한 학교와 학생들의 태도가 달라져 있다는 얘기였다.
강승훈 터치웍스 대표는 “2002년 졸업 후 13년 만에 학교를 다시 찾았다”며 “예전엔 서울대에 이 정도의 창업 지원 체계나 창업 열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최홍준 글로시박스 대표는 “1990년대에 벤처기업 창업은 ‘일확천금’이나 ‘대박’과 관련된 이미지였다”며 “요즘 학생들은 창업을 삶의 방식 일부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울대는 그동안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벤처 창업자를 배출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 3월 1985년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 회사를 상장한 벤처 창업자 4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대 출신이 123명(25.5%)으로 가장 많았다.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졸업생들의 모교에 대한 애정이나 소속감은 약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창업에 대한 학교 측의 체계적인 지원과 관심이 부족한 데다 학생들도 교수, 공무원, 전문직을 선호하는 분위기여서 창업에 뛰어든 학생을 ‘이상한 놈’으로 치부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200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리콴유글로벌창업경진대회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출전권을 얻어 수업 담당 교수에게 결석계를 냈더니 ‘대회 참가를 위해 수업에 빠지는 걸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할 수 없이 해당 수업의 수강신청을 중도에 취소해야 했다”고 술회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미국 오클라호마대 학장이 직접 학생들을 인솔해 오는 모습을 보고 너무 부러웠다”고도 했다. 박태형 인포뱅크 대표는 “벤처업계에 있다 보면 KAIST나 포스텍 출신들은 재학 중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서로 친해져 뭉치는 경우가 많은데 서울대 출신은 따로 노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선배 창업자들은 후배들에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을 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김종흔 데브시스터즈 대표는 “성공의 확률을 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팀과 문화’를 갖추는 것”이라고 했다. 마국성 아이지에이웍스 대표는 “아무리 새로운 아이디어라도 철저한 준비 없이는 곧 후발주자에게 밀린다”며 “동업자와 함께 일하는 것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또 다른 세계를 접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학생 60여명은 이날 선배들로부터 적지 않은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서대욱 씨(동물생명공학·10학번)는 “10년 뒤에는 창업에 성공해 여기 온 선배들처럼 후배들에게 나의 성공 스토리를 들려주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행사에 참석한 벤처기업 대표들은 이구동성으로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과거 자신들이 학교에 다닐 때와 비교하면 창업에 대한 학교와 학생들의 태도가 달라져 있다는 얘기였다.
강승훈 터치웍스 대표는 “2002년 졸업 후 13년 만에 학교를 다시 찾았다”며 “예전엔 서울대에 이 정도의 창업 지원 체계나 창업 열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최홍준 글로시박스 대표는 “1990년대에 벤처기업 창업은 ‘일확천금’이나 ‘대박’과 관련된 이미지였다”며 “요즘 학생들은 창업을 삶의 방식 일부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울대는 그동안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벤처 창업자를 배출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 3월 1985년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 회사를 상장한 벤처 창업자 4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대 출신이 123명(25.5%)으로 가장 많았다.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졸업생들의 모교에 대한 애정이나 소속감은 약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창업에 대한 학교 측의 체계적인 지원과 관심이 부족한 데다 학생들도 교수, 공무원, 전문직을 선호하는 분위기여서 창업에 뛰어든 학생을 ‘이상한 놈’으로 치부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200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리콴유글로벌창업경진대회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출전권을 얻어 수업 담당 교수에게 결석계를 냈더니 ‘대회 참가를 위해 수업에 빠지는 걸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할 수 없이 해당 수업의 수강신청을 중도에 취소해야 했다”고 술회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미국 오클라호마대 학장이 직접 학생들을 인솔해 오는 모습을 보고 너무 부러웠다”고도 했다. 박태형 인포뱅크 대표는 “벤처업계에 있다 보면 KAIST나 포스텍 출신들은 재학 중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서로 친해져 뭉치는 경우가 많은데 서울대 출신은 따로 노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선배 창업자들은 후배들에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을 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김종흔 데브시스터즈 대표는 “성공의 확률을 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팀과 문화’를 갖추는 것”이라고 했다. 마국성 아이지에이웍스 대표는 “아무리 새로운 아이디어라도 철저한 준비 없이는 곧 후발주자에게 밀린다”며 “동업자와 함께 일하는 것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또 다른 세계를 접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학생 60여명은 이날 선배들로부터 적지 않은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서대욱 씨(동물생명공학·10학번)는 “10년 뒤에는 창업에 성공해 여기 온 선배들처럼 후배들에게 나의 성공 스토리를 들려주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