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포인트] 한미 해외금융계좌, 자진신고해야 불이익 면한다
오는 9월부터 미국의 해외금융계좌신고법(FATCA) 관련 정부 간 협정에 의거해 한·미 양국 간 금융계좌 정보교환이 시작된다.

올해는 1차적으로 미화 100만달러를 넘는 초고액 계좌정보만 전달하고, 내년 9월부터는 잔액에 관계없이 모든 계좌정보를 전달하도록 돼 있다. 정보교환 대상이 되는 계좌는 지난해 6월 30일 잔액을 기준으로 결정되며, 이후 계좌를 해지하더라도 적용 대상이 된다.

미국 세법상 미국인·미국 시민권자, 영주권자를 비롯해 미국 내 소득신고 의무가 있는 사람은 미국 내 소득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소득을 신고하고 이에 대한 납세의무를 가진다.

9월부터 금융계좌정보 교환

또 현행 해외금융계좌신고(FBAR) 규정에 의거, 거주지의 국내외 여부와 관계없이 해외 계좌의 총액이 미화 1만달러를 넘는다면 별도의 양식을 통해 다음해 6월30일까지 계좌 관련 정보를 보고해야 하고, FATCA 규정에 의거해 해외 계좌의 잔액이 연말 기준 미화 5만달러를 넘거나 연중 아무 때나 7만5000달러를 넘는다면 소득신고 시 이를 함께 보고해야 한다. 이 두 가지 해외계좌 보고의무는 별도의 양식을 통해 보고해야 하는 별도 의무이며, 어느 한 가지를 보고한다고 해서 다른 한 가지가 면제되는 것이 아니다.

금융계좌 정보교환이 본격 시행되는 올해는 FBAR·FATCA 보고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이제까지 자진신고나 해외 금융회사 조사과정에서 얻어지는 정보에만 의존했던 미 조세당국이 오는 9월부터는 외국 정부로부터 미국인의 해외 계좌 정보를 직접 얻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인이 한국 내 계좌를 신고하지 않은 것이 드러나면, 고의성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 계좌별 최고 잔액의 50%에 해당하는 벌금이 부과된다. 이때 적용되는 시효가 6년임을 감안하면 벌금은 계좌 잔액 최고액의 3배에 이를 수 있고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가혹한 수준의 벌금이나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도록 미 정부는 자진신고의 길을 열어두고 있지만 아직 많은 이들이 자진신고를 외면하고 있다. 자진신고를 하더라도 벌금과 미신고 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달 말까지 자진신고가 최선

하지만 미국 외에 거주하는 경우 벌금을 완전히 면제받을 수 있고, 미신고 소득도 한국에서 납부한 세금을 인정받고 나면 추가 납부해야 할 세금은 없거나 미미한 수준인 경우가 많으므로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올 9월이 지나면 미 조세당국은 광범위한 정보를 보유하게 될 것이고, 이를 근거로 해외 금융계좌 신고에 대한 집행을 강화할 것이다. 더 이상 자진신고를 미룰 시간 여유가 없다.

찰스 윤 < Yoon & Kim LLP 대표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