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법인세 올리자는 한국, 기업 유치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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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앞다퉈 세금 감면한 선진국과 대조"
특혜 시비로 3년간 국내 복귀한 대기업 없어
특혜 시비로 3년간 국내 복귀한 대기업 없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은 법인세를 내려 기업 투자를 유치하고 있지만 한국만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진국들은 기업 규모나 국적에 관계없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기업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한국은 대기업 특혜 시비 때문에 외국 기업보다 국내 기업에 인색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이 다른 국가들처럼 법인세를 인하하고 규제를 완화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는 법인세 인하 경쟁 중
전국경제인연합회는 4일 ‘해외 제조업 르네상스 정책의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에선 법인세 인상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데 반해 세계 각국은 투자 유치를 위해 세금 인하 경쟁 중”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과 독일, 대만 등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법인세율을 5~8%포인트가량 내렸다. 영국은 28%였던 법인세율을 2011년부터 작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21%까지 떨어뜨렸다. 미국은 법인세율을 35%에서 28%로 인하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2008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한 차례 내렸지만 이후 비과세 감면을 축소해 사실상 기업들의 실질 세금 부담은 커졌다. 최근엔 새정치민주연합을 중심으로 법인세를 올리고 대기업에 대한 세액 공제 혜택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주요 국가들은 법인세뿐 아니라 상속세를 내리고 관세 혜택도 늘리고 있다. 미국은 2011년 상속세율을 50%에서 35%로 낮췄고 수입 원자재에 부과하는 관세를 감축하거나 폐지했다. 일본은 지난해 신규 설비 투자나 건물 취득 시 세액 공제를 늘리는 방향으로 세법을 개정했다. 대만은 연구개발(R&D) 활동에 15% 세액 공제를 해준다.
◆파격 조건으로 기업 유치
경쟁국들은 보조금을 늘리고 규제도 완화하고 있다. 자국 내에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조치다. 미국 미시간주는 2013년 1억5000만달러 상당의 현금 지원 및 세제 혜택을 제공해 LG화학을 유치했다. LG화학은 이에 화답해 3억달러를 들여 배터리 공장을 지었다. 미국 켄터키주는 1억4650만달러의 세금 감면을 통해 3억6000만달러 상당의 도요타 증설 투자를 이끌어냈다. 미국 버지니아주도 영국 롤스로이스에 6600만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해 1억700만달러의 추가 투자를 유도했다. 대만은 2011년 일본 TDK에 3억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해 R&D센터 건립 등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같은 해 독일도 현금 지원을 통해 미국 존슨컨트롤즈의 배터리 공장 건설을 이끌어냈다.
대부분 국가는 자국 기업의 유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은 세금 감면을 통해 중국과 일본 등에 공장을 두고 있던 제너럴일렉트릭(GE)과 보잉이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유도했다.
반면 한국에선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에 비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 같은 새만금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한 OCI와 도레이첨단소재가 단적인 예다. OCI는 이곳에 1조원을 투자하고도 토지를 3.3㎡당 50만원에 매입했지만 3000억원을 투자한 도레이첨단소재는 50년간 토지를 무상 임대받았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한국에선 대기업에 지원하면 특혜 시비가 일기 때문에 2012년 이후 한국으로 복귀한 대기업은 한 곳도 없다”며 “사업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맞춤형 지원 정책을 펼쳐 국내외 기업을 유치해야 경제활성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선진국들은 기업 규모나 국적에 관계없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기업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한국은 대기업 특혜 시비 때문에 외국 기업보다 국내 기업에 인색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이 다른 국가들처럼 법인세를 인하하고 규제를 완화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는 법인세 인하 경쟁 중
전국경제인연합회는 4일 ‘해외 제조업 르네상스 정책의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에선 법인세 인상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데 반해 세계 각국은 투자 유치를 위해 세금 인하 경쟁 중”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과 독일, 대만 등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법인세율을 5~8%포인트가량 내렸다. 영국은 28%였던 법인세율을 2011년부터 작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21%까지 떨어뜨렸다. 미국은 법인세율을 35%에서 28%로 인하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2008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한 차례 내렸지만 이후 비과세 감면을 축소해 사실상 기업들의 실질 세금 부담은 커졌다. 최근엔 새정치민주연합을 중심으로 법인세를 올리고 대기업에 대한 세액 공제 혜택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주요 국가들은 법인세뿐 아니라 상속세를 내리고 관세 혜택도 늘리고 있다. 미국은 2011년 상속세율을 50%에서 35%로 낮췄고 수입 원자재에 부과하는 관세를 감축하거나 폐지했다. 일본은 지난해 신규 설비 투자나 건물 취득 시 세액 공제를 늘리는 방향으로 세법을 개정했다. 대만은 연구개발(R&D) 활동에 15% 세액 공제를 해준다.
◆파격 조건으로 기업 유치
경쟁국들은 보조금을 늘리고 규제도 완화하고 있다. 자국 내에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조치다. 미국 미시간주는 2013년 1억5000만달러 상당의 현금 지원 및 세제 혜택을 제공해 LG화학을 유치했다. LG화학은 이에 화답해 3억달러를 들여 배터리 공장을 지었다. 미국 켄터키주는 1억4650만달러의 세금 감면을 통해 3억6000만달러 상당의 도요타 증설 투자를 이끌어냈다. 미국 버지니아주도 영국 롤스로이스에 6600만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해 1억700만달러의 추가 투자를 유도했다. 대만은 2011년 일본 TDK에 3억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해 R&D센터 건립 등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같은 해 독일도 현금 지원을 통해 미국 존슨컨트롤즈의 배터리 공장 건설을 이끌어냈다.
대부분 국가는 자국 기업의 유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은 세금 감면을 통해 중국과 일본 등에 공장을 두고 있던 제너럴일렉트릭(GE)과 보잉이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유도했다.
반면 한국에선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에 비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 같은 새만금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한 OCI와 도레이첨단소재가 단적인 예다. OCI는 이곳에 1조원을 투자하고도 토지를 3.3㎡당 50만원에 매입했지만 3000억원을 투자한 도레이첨단소재는 50년간 토지를 무상 임대받았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한국에선 대기업에 지원하면 특혜 시비가 일기 때문에 2012년 이후 한국으로 복귀한 대기업은 한 곳도 없다”며 “사업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맞춤형 지원 정책을 펼쳐 국내외 기업을 유치해야 경제활성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