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주가의 향방을 결정하는 열쇠는 바이오사업이 쥐고 있다. 올해 주가가 31.15%나 오르며 사상 최고가(45만8500원·5월21일)를 기록한 데엔 바이오 분야 주력 제품인 사료 첨가제 메티오닌과 라이신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다. 주가의 추가 상승 여부는 닭 사료용 필수 아미노산 첨가제인 메티오닌의 성장성과 돼지 사료용인 라이신의 시장 안정성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CJ제일제당, 5조 메티오닌 시장 '무서운 후발주자' 부상
◆메티오닌 성장성 주목

7일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은 작년보다 55.4% 증가한 9011억원이다. 시장에서는 이익 증가분의 절반이 사료 첨가제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사업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만큼 사료 첨가제사업이 실적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시장의 관심은 CJ제일제당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메티오닌에 쏠려 있다. CJ제일제당은 경쟁사 가운데 가장 늦게 메티오닌 시장에 뛰어든 후발 주자다. 메티오닌의 세계 시장 규모는 50억달러(약 5조5000억원), 물량으로는 110만t(연간 기준) 수준에 달한다.

요리에 닭 육수를 많이 사용하는 중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선진국에선 다이어트 식품으로, 이슬람 국가에서는 돼지고기를 대신하는 육재료로 수요가 꾸준하다.

1위 업체인 독일 에보닉 등 상위 3개사의 점유율이 약 80%인 과점 시장으로, 가격 결정력은 생산자가 행사하는 시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가격할인 경쟁 가능성이 낮아 이익률이 높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은 현재 70%대인 가동률을 더 높이고 생산설비를 늘릴 예정이어서 하반기로 갈수록 메티오닌의 이익기여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오는 4분기부터 생산설비를 100% 가동해 연간 8만t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김양우 기업설명(IR) 담당 상무는 “우리 메티오닌 생산 방식은 발효공법으로 다른 업체들의 화학합성 방식보다 생산원가가 저렴하다”며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가격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신규 고객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티오닌은 기술장벽이 라이신보다 높기 때문에 시장 진입을 꾀하는 중국 업체들이 실제 생산에 들어가기까지 3~4년이 걸릴 것”이라며 “당분간 과잉생산 우려도 낮다”고 덧붙였다.

◆교차하는 호재와 악재

올 들어 라이신 가격은 상승한 반면 중국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지 않고 있는 점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라이신 시장은 지난해까지 과당경쟁으로 몸살을 앓았다. 박찬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라이신 가격은 ㎏당 8.8위안으로 작년 4월 저점보다 30% 정도 올랐다”며 “라이신 시장의 과열 경쟁을 일으켰던 중국 업체 중 상당수가 생산을 중단했거나 설비를 매각했다”고 전했다. 중국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라이신 부문이 적자를 낼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CJ제일제당 주가는 지난달 21일 사상 최고가에 비해 12.32%가량 하락했다. 엘니뇨 현상에 따른 곡물가 상승 우려 때문이다.

곡물가가 오르면 설탕, 밀가루 등의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소재사업부의 원가가 상승해 이익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주가 등락은 메티오닌 라이신의 성장세와 해외 원자재 불안요인 중 어느 쪽에 무게 중심이 쏠리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