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이 최우선…탐욕적인 헤지펀드 도와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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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오정근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
국민연금이 합병 반대하면 헤지펀드 '기업사냥' 돕는 꼴
기업활동 막는 규제 없애고 경영권방어 수단 마련해줘야
국민연금이 합병 반대하면 헤지펀드 '기업사냥' 돕는 꼴
기업활동 막는 규제 없애고 경영권방어 수단 마련해줘야
“탐욕적인 외국계 헤지펀드(엘리엇매니지먼트)를 도와 국익을 유출하는 방향으로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행사해선 안 됩니다.”
삼성물산 지분 9.79%를 보유한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의결권행사전문위원인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사진)는 단호한 어조로 이같이 말했다.
오 교수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이 합병 반대 의견을 내놓을 경우 해외 헤지펀드의 국내 ‘기업사냥’을 돕는 것과 동시에 지배 구조가 약한 다른 국내 기업들도 헤지펀드의 타깃이 될 수 있다”며 “국민과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국민연금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의 이 같은 발언은 국민연금이 합병에 반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산하에 설치된 의사결정기구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지침에는 기금운용본부가 찬성 또는 반대하기 곤란한 안건에 대해 9명으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결정을 요청할 수 있다.
오 교수는 또 재무적투자자의 성격이 강한 국민연금이 수익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내려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합병이 무산되면 삼성물산 주가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엘리엇이 소액주주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소액주주의 지분을 모으고 있지만 언제든 막대한 차익을 보고 떠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럴 경우 피해는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향후 다른 그룹들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도 엘리엇 같은 헤지펀드의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한국은 기업이 비효율적인 부분을 떼 회사를 만들면 ‘일감몰아주기’로 제재를 받는 등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규제가 많다”며 “규제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경영권 방어 수단이라도 마련해줘야 하는데 이런 움직임도 없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삼성물산 지분 9.79%를 보유한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의결권행사전문위원인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사진)는 단호한 어조로 이같이 말했다.
오 교수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이 합병 반대 의견을 내놓을 경우 해외 헤지펀드의 국내 ‘기업사냥’을 돕는 것과 동시에 지배 구조가 약한 다른 국내 기업들도 헤지펀드의 타깃이 될 수 있다”며 “국민과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국민연금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의 이 같은 발언은 국민연금이 합병에 반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산하에 설치된 의사결정기구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지침에는 기금운용본부가 찬성 또는 반대하기 곤란한 안건에 대해 9명으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결정을 요청할 수 있다.
오 교수는 또 재무적투자자의 성격이 강한 국민연금이 수익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내려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합병이 무산되면 삼성물산 주가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엘리엇이 소액주주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소액주주의 지분을 모으고 있지만 언제든 막대한 차익을 보고 떠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럴 경우 피해는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향후 다른 그룹들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도 엘리엇 같은 헤지펀드의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한국은 기업이 비효율적인 부분을 떼 회사를 만들면 ‘일감몰아주기’로 제재를 받는 등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규제가 많다”며 “규제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경영권 방어 수단이라도 마련해줘야 하는데 이런 움직임도 없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