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10년 역주행'] "글로벌 IB 되겠다" 3.5조 증자한 증권사…실제론 채권투자 열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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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라진 '한국판 골드만삭스'의 꿈
'프라임 브로커' 신용공여 연 1000억원도 안돼
증권사 팔비튼 정부, 자본시장 생태계 조성 실패
'프라임 브로커' 신용공여 연 1000억원도 안돼
증권사 팔비튼 정부, 자본시장 생태계 조성 실패
![[자본시장 '10년 역주행'] "글로벌 IB 되겠다" 3.5조 증자한 증권사…실제론 채권투자 열올려](https://img.hankyung.com/photo/201506/AA.10102329.1.jpg)
○서비스 차별화 못해
![[자본시장 '10년 역주행'] "글로벌 IB 되겠다" 3.5조 증자한 증권사…실제론 채권투자 열올려](https://img.hankyung.com/photo/201506/AA.10104005.1.jpg)
프라임브로커는 당초 정부가 업계에 제안한 화두였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위해 2011년 말 ‘종합금융투자회사’라는 새로운 업태까지 만들었다. 금융투자회사가 자기자본을 3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면 일반 금융투자회사 업무 외에 기업 대출과 프라임브로커 업무를 허용하겠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한국도 골드만삭스와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을 키워내야 한다는 구상이었다. 이에 따라 △대우증권 1조1240억원을 필두로 △한국투자증권 7300억원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6360억원 △현대증권 5950억원 △삼성증권 4080억원의 유상증자가 단행됐다.
프라임브로커는 헤지펀드의 전담중개업자로서 신용공여와 재산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나머지 사업영역은 일반 증권사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5대 증권사의 헤지펀드 신용공여 규모는 극히 미미했다. 헤지펀드에 대한 재산관리도 은행에 재위탁해 수익성이 0.002~0.003%에 불과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해외 프라임브로커가 능력 있는 펀드매니저를 발굴해 헤지펀드 설립부터 자본금 출자, 신용공여, 법률·세무자문, 사무실 임대까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고수익을 올리는 것과는 천양지차다.
○채권투자에만 열 올려
대신 증권사들은 자본금을 활용한 채권 투자에 열중하고 있다. 5대 증권사의 증자금 상당 부분도 채권 매매에 흘러갔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들 증권사의 채권보유 잔액은 증자 직전인 2011년 3월 38조2800억원에서 올해 3월 76조3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업계 자금흐름에 이처럼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은 정부가 시장에 키높이를 맞추지 않고 강제적으로 정책을 집행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프라임브로커 역량을 갖춘 인력도 없고 프라임브로커 수요자인 헤지펀드시장도 없는데 프라임브로커만 육성하겠다고 하다 보니 자본시장 생태계 조성에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프라임 브로커
하수정/이유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