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연내 미국에 제2공장 첫삽 뜬다
현대·기아자동차가 공격적인 해외 현지공장 신설을 통해 위기를 정면돌파해 나가고 있다. 미국에서 올해 안에 현대차 2공장을 착공하고 중국 충칭시에선 23일 현대차 5공장 착공식을 연다. 멕시코에서는 기아차 공장 건설이 한창이며 인도에선 현대차 2공장 착공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차 미국 2공장 후보지로 현대차 1공장이 있는 앨라배마주, 기아차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 등을 중심으로 여러 곳을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확정할 방침”이라고 22일 밝혔다.

현대·기아차 내부에선 공장 설립의 용이성, 기존 공장과의 시너지, 근로자 확보 가능성 등 여러 측면에서 봤을 때 현대차 1공장 인근이 현대차 2공장 부지로 최종 선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앨라배마 현대차 1공장 내 유휴지엔 이미 공장 부지가 조성돼 있다. 다른 곳을 부지로 선정할 때보다 공장 건설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여기에다 현대차 2공장에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주로 생산할 계획이어서 기아차와의 건전한 경쟁 등을 감안했을 때 앨라배마가 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 1공장은 현재 아반떼와 쏘나타만 생산한다.

SUV인 싼타페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에서 위탁 생산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 호조를 보이는 SUV 물량이 부족해 점유율이 8%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현대차는 올해 중 미국 2공장을 착공해 2017년 상반기부터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차가 이처럼 미국 2공장 착공에 속도를 내는 것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미국 현지법인을 방문해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만의 강점을 살리고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신차를 활용해 미국에서 성장세를 보이는 SUV에서 반전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23일엔 중국 충칭시를 방문해 현대차 중국 5공장 착공식에 참석한다. 현대차가 중국 5공장 착공식을 하는 것은 4월2일 허베이성 창저우시에서 중국 4공장 착공에 들어간 지 80여일 만이다. 5공장이 들어서는 충칭시는 서부 내륙의 중심도시여서 현대차는 이곳을 서부 내륙을 공략하는 교두보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현지 업체들이 서부 내륙에서 저가 SUV 판매 공세를 펼치면서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다른 외국 업체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충칭 공장에선 현대차가 강점을 가진 중소형 세단뿐 아니라 SUV 양산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