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장기화로 쇄신안 못 내놓는 포스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지금 기업에선…
쇄신委 매주 두 번 4시간씩 회의
인사혁신·거래관행 개선 등 논의
쇄신안 발표시점 놓고 고심
특수강 등 非핵심자산 팔았지만
해외사업 손실·계열사 실적부진
구조조정 효과 아직은 '미미'
쇄신委 매주 두 번 4시간씩 회의
인사혁신·거래관행 개선 등 논의
쇄신안 발표시점 놓고 고심
특수강 등 非핵심자산 팔았지만
해외사업 손실·계열사 실적부진
구조조정 효과 아직은 '미미'
포스코는 지난달 14일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했다. 검찰 수사로 얼룩진 회사 이미지와 내부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서였다. 권오준 회장이 직접 쇄신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의지가 강했다. 쇄신위는 구조조정, 책임경영, 인사혁신, 거래관행, 윤리의식 등 5개 분과위로 나누어 경영쇄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출범 40일이 지나도록 포스코는 쇄신안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수사 장기화로 쇄신안 확정 못해
포스코 관계자들에 따르면 쇄신위는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네 시간씩 회의를 하며 쇄신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투명입찰을 위한 거래관행 개선방안, 인사혁신을 통한 책임인사 체제 확립방안, 사회공헌 확대방안 등을 놓고 집중적인 토론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이 허리띠를 더 졸라매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지난달 첫 자문위원 회의 결과 ‘순혈주의 타파’와 ‘기업문화 전반의 혁신적인 변화’를 주문 받았다. 또 지난 18일엔 사외이사와 자문위원단, 쇄신위가 함께 1차 중간점검 회의를 열고 “비자금 사건에 대한 의혹을 털어내고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고민을 함께하자”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위 출범 이후 팀장급 이상 직원의 토요일 근무가 부활했고, 임원들의 출근시간도 빨라지는 등 조직 내부에 변화도 생겼다.
이런 움직임만 보면 쇄신에 대한 의지가 약해졌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쉽게 쇄신안을 확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당장은 ‘내홍’이 원인이 됐다. 미얀마 가스전 매각 검토에 대한 문건 유출을 둘러싸고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이 물러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검찰 수사의 장기화도 한 원인이 됐다. 지난 3월13일 포스코건설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시작한 검찰수사는 3개월이 지났지만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포스코의 한 사외이사는 “당초 검찰 수사가 종료되는 시점에 수사 결과를 최대한 반영한 쇄신안을 내놓겠다는 구상을 했지만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성과는 아직 미미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특수강, 포스화인, 미국USP 등 계열사를 매각했다. 포항시 지곡동 대형마트 건물, 베트남과 마산 백화점, 포스타워 등 비핵심 자산도 팔았다. 이를 통해 지난해 1조5000여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올해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 포스코건설 지분을 팔아 1조2000여억원을 추가 확보했다. 포스코플랜텍, 포스하이알 등 부실 계열사는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재무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권 회장 취임 직전인 지난해 1분기 포스코가 확보한 현금은 4조3589억원이었으나 올 1분기에는 4조417억원으로 줄었다. 연결기준 차입금도 28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 사업 손실과 계열사 부실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다행히 최근 들어선 괜찮은 조짐도 보인다.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포스코의 신용등급 전망을 ‘BBB+ 부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부실 자회사 처리도 가닥을 잡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과의 내홍도 진정되는 분위기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사업본부장 출신의 김영상 사장이 대우인터내셔널 신임 대표이사가 된 후 자발적으로 포스코 쇄신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조만간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쇄신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검찰수사 장기화로 쇄신안 확정 못해
포스코 관계자들에 따르면 쇄신위는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네 시간씩 회의를 하며 쇄신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투명입찰을 위한 거래관행 개선방안, 인사혁신을 통한 책임인사 체제 확립방안, 사회공헌 확대방안 등을 놓고 집중적인 토론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이 허리띠를 더 졸라매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지난달 첫 자문위원 회의 결과 ‘순혈주의 타파’와 ‘기업문화 전반의 혁신적인 변화’를 주문 받았다. 또 지난 18일엔 사외이사와 자문위원단, 쇄신위가 함께 1차 중간점검 회의를 열고 “비자금 사건에 대한 의혹을 털어내고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고민을 함께하자”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위 출범 이후 팀장급 이상 직원의 토요일 근무가 부활했고, 임원들의 출근시간도 빨라지는 등 조직 내부에 변화도 생겼다.
이런 움직임만 보면 쇄신에 대한 의지가 약해졌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쉽게 쇄신안을 확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당장은 ‘내홍’이 원인이 됐다. 미얀마 가스전 매각 검토에 대한 문건 유출을 둘러싸고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이 물러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검찰 수사의 장기화도 한 원인이 됐다. 지난 3월13일 포스코건설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시작한 검찰수사는 3개월이 지났지만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포스코의 한 사외이사는 “당초 검찰 수사가 종료되는 시점에 수사 결과를 최대한 반영한 쇄신안을 내놓겠다는 구상을 했지만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성과는 아직 미미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특수강, 포스화인, 미국USP 등 계열사를 매각했다. 포항시 지곡동 대형마트 건물, 베트남과 마산 백화점, 포스타워 등 비핵심 자산도 팔았다. 이를 통해 지난해 1조5000여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올해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 포스코건설 지분을 팔아 1조2000여억원을 추가 확보했다. 포스코플랜텍, 포스하이알 등 부실 계열사는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재무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권 회장 취임 직전인 지난해 1분기 포스코가 확보한 현금은 4조3589억원이었으나 올 1분기에는 4조417억원으로 줄었다. 연결기준 차입금도 28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 사업 손실과 계열사 부실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다행히 최근 들어선 괜찮은 조짐도 보인다.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포스코의 신용등급 전망을 ‘BBB+ 부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부실 자회사 처리도 가닥을 잡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과의 내홍도 진정되는 분위기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사업본부장 출신의 김영상 사장이 대우인터내셔널 신임 대표이사가 된 후 자발적으로 포스코 쇄신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조만간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쇄신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