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쁜 녹조라떼? 훌륭한 BT산업 자원…인식전환 필요"
/ 낙동강생물자원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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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생물자원관은 무슨 역할을 하나요.

“국가 생물주권 확보와 생물다양성 보전, 생물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자원관이 설립됐습니다. 인천에 국립생물자원관이 있는데요. 특히 담수생물자원 연구와 활용, 교육을 위해 낙동강생물자원관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름은 낙동강으로 붙었지만 낙동강 지역에 국한된 건 아니에요. 담수생물자원 분야에 특화됐다고 보면 됩니다.”

- 낙동강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남한에서 가장 긴 강인 낙동강의 상징성을 고려해 명명했습니다. ‘담수생물자원관’ 안도 있었지만 낙동강이란 구체적 이름이 좀 더 와 닿을 것이라 판단했죠. 담수생물자원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실 인간을 비롯해 모든 생물이 민물에서부터 나왔거든요. 강이나 호수, 웅덩이 같은 민물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생물자원이 있습니다. 미지의 개척 분야예요.”

- 예컨대 어떤 생물자원이 있습니까.

“보통 물에서 사는 곤충 정도까지는 알잖아요. 그보다 더 작은 미생물도 많아요. 예컨대 플랑크톤이나 조류 등이 있죠. 아직 자원화 되지 못한 생물자원이 많습니다. 낙동강 녹조가 발생해 문제란 보도가 주로 나오는데요. 독소나 악취 부분에 집중한 건데, 사실 부정적 측면만 있는 건 아닙니다.

하천의 물이 부영양화 되면 조류의 증식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요. 속도 자체가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고등생물은 그렇게 빠른 성장을 못하니까요.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조류의 빠른 증식 특성을 우주인 식량에 활용하는 연구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외면하지 말아야죠. 생물주권 경쟁의 시대입니다. 연구하고 산업화해 국제적 추세에 발맞춰 나가야 해요.”

-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얘기군요.

“그렇죠. 자연에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생물이 많습니다. 지금 유행인 메르스에 특효약이 없다고 하는데, 앞으로 생물자원에서 찾아야 할 겁니다. 예를 들어 신종플루 특효약인 타미플루는 합성된 화학물질이 아니에요. 팔각회향이란 식물의 추출물이 타미플루의 원재료가 됐죠. 아스피린도 버드나무에서 유래한 겁니다. 의외죠?”

- BT산업의 중요자원이 되겠습니다.

“생물 그 자체보다는 여러 추출물이나 생물에 근거한 활용방법이 BT산업으로 이어지죠. 천연의약품, 건강 기능성제품, 유기질 비료, 향장제품, 바이오에너지 신소재 등 활용도가 다양합니다. 세계적으로 IT(정보통신)산업을 넘어 BT산업이 뜨고 있잖아요. BT산업은 원자재가 많이 들지도 않는 고부가가치 산업입니다.”
/ 낙동강생물자원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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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물자원 연구·조사를 통한 데이터베이스화가 선행돼야겠네요.

“그동안 우리의 생물자원이 많이 유출됐습니다. 일제강점기를 거친 탓에 우리 식물의 상당수 학명에 일본 학자 이름이 붙어있어요. 부끄러운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합니다. 당시엔 생물다양성협약이나 나고야의정서 같은 제도적 장치가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얼마든지 연구와 특허 등을 통해 우리 것을 지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죠. 단지 우리 땅에 있다고 해서 우리 게 아닙니다. 연구해 DB를 쌓고 국제적으로 알려야 우리 것이 되는 시대예요.”

- ‘아는 게 힘’이란 말이네요.

“그래서 국민들에게 많이 알리려고 해요. 담수생물자원이 어떤 게 있고, 왜 중요한지 교육하는 것도 낙동강생물자원관의 중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10월부터 임시 개관 중인데 7월 중하순께 정식 개관할 예정이에요.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곳인 만큼 앞으로 많은 국민들이 찾아와줬으면 합니다.”

- 자원관이 어떻게 구성됐는지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각종 생물표본 2000여종 4800여점이 전시돼 있어요. 어린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체험학습실과 기획전시실, 전시온실 등이 마련돼 있습니다. 연구·실험실을 비롯해 550만점 이상의 생물표본을 수장할 수 있는 최첨단 수장고 9개를 보유했죠. 건물 자체도 지열,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빗물저장시설, 옥상녹화 등 친환경 방식으로 지어졌습니다.”

- 앞으로의 비전이 궁금합니다.

“사람들이 낙동강생물자원관을 찾아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원관이 직접 현장을 찾아가는 교육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어요. 가능하면 타요버스 같은 콘셉트 버스를 특별 제작해 1년365일 오지의 청소년들에게 생물자원 교육기회를 제공하려 합니다. 또 자원관에서 일반인들도 박제를 배울 수 있게 할 생각이에요. 삶 속에서 생물 관련 서비스를 친숙하고 다양하게 접할 수 있도록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 안영희 관장은…

경북 상주 출생. 성균관대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농학석사, 일본 북해도대(홋카이도대)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앙대 생명자원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산림청 국립수목원 임업연구원, 한국환경생태학회장, 환경부 자체평가위원 등을 지냈다. 최근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초대 관장을 맡았다.


상주=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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