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사교육비 경감 포럼…"일관된 교육과정 필수"

가중되는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차별화하고 대학 강사 등 질 높은 강사진을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이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사교육비 경감 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선 성신여대 김명랑 교수는 "서울시의 경우 방과후학교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정책 중 가장 꾸준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방과후학교의 차별화 전략을 주문했다.

김 교수는 "서울시 중학생의 수학과 영어 방과후학교 참여 시간이 많을수록 전체 사교육비 지출 감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서울시에서도 방과후학교를 지역사회·사회적기업·대학과 연계해 운영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이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흥사단 김전승 사무총장는 "고교 방과후활동 과목을 다양화하고 대학의 시간강사급 전문인력의 참여를 보장하면 질 높은 교육과 함께 일자리 창출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방과후학교 강사 협동조합' 등을 결성해 방과후학교 교육의 질을 끌어올린다면 자본력이 지배하는 사교육의 '광풍'과 비싼 사설학원 비용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에는 현재 운영 중인 방과후학교 지원센터를 공익재단으로 확대·전환해 방과후학교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수시로 바뀌는 교육과정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토론자로 참여한 참교육학부모회 나명주 정책위원장은 "원칙 없이 수시로 변경되는 교육과정과 사교육업체들과 결탁한 한자교육, 인성교육 등은 우리 교육을 사교육 시장에 종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권의 취향에 따라 교육과정을 수시로 변경했기 때문에 교육현장은 방향 감각을 잃고 흔들리고 있다"며 일관된 교육과정이 사교육비 안정화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 서울지부 김해경 참교육실장는 국가교육과정은 수업의 양을 줄이고 난도를 낮춰서 공교육 수업에서 진로교육과 예술과 체육교육 등을 수업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따르면 작년 기준 학생 1인당 명목 월사교육비는 24만2천원(통계청 집계)이지만,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들로 범위를 좁히면 월평균 지출액은 중학생이 39만1천원, 고등학생은 46만5천원에 이른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작년 기준 국내 사교육비 규모를 23조5천억원 규모로 추정한다.

정부의 초·중등교육의 공식 사교육비 집계인 18조2천297억원에 방과후교육비와 EBS 교재비 등 기타교육비와 영유아사교육비 추정액을 더한 액수다.

이런 규모는 서울시의 작년 총예산 24조5천억원과 맞먹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나온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사교육 대책을 수정·보완하는데 반영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