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핀테크(금융+기술)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외환 규제를 풀었더니 첫 과실은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인 구글이 가져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규제 완화를 계기로 구글은 국내 온라인 결제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됐다.

국내 핀테크산업 키우려 외환규제 풀었더니…첫 과실 구글이 따갔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글의 한국 자회사인 구글페이먼트코리아(GPK)는 지난달 정부에 외국환 업무등록 신청서를 냈다. 지난 1일부터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 사업자에게도 외환의 지급, 결제 업무를 허용하면서다. 구글은 지난달 말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PG업무 인가를 받은 데 이어 이번주에는 외국환 업무까지 허가받을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GPK가 국내 PG 인가를 받은 업체 중 유일하게 외국환 업무등록 신청서를 냈다”며 “PG사에 대한 외국환 업무규제 완화의 첫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G사는 신용카드 회사와 온라인 쇼핑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등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 간의 신용카드 결제 업무를 대신해주는 회사다.

정부가 당초 PG사에 외국환 업무를 허용한 것은 국내 업체가 세계적인 PG업체로 성장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예컨대 국내 소비자가 해외 직구를 할 경우 미국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과 국내 신용카드사를 중계해 원화(貨) 결제를 가능케 하고 중국 소비자는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국내 PG업체를 통해 위안화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취지였다. 하지만 발빠른 구글이 첫 혜택을 받게 됐다.

구글은 국내 온라인 결제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지금도 구글의 모바일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에서는 국내 이동통신사의 소액 결제 서비스를 통해 원화 결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앞으로 구글은 국내 통신사에 수수료를 주지 않고 직접 국내 신용카드사와 손잡고 원화 결제 업무를 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구글에 PG업무만 허용할 경우 한국 소비자가 해외 게임업체의 아이템은 원화로 구입할 수 없는 등 원화 결제 업무에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에 외국환 업무까지 가능해져 걸림돌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글의 PG업 허가는 구글플레이에만 한정돼 최근 구글이 추진하고 있는 온·오프라인 간편 결제 서비스인 안드로이드페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세종=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