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수단' 된 수입차] 억대 수입차 60%는 법인명의…'무늬만 회사차'에 세금 줄줄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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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등 '탈세 악용' 급증
개인차로 타면서 법인은 손비 처리
작년 수입차 리스 등 감면 세금만 1兆
개인차로 타면서 법인은 손비 처리
작년 수입차 리스 등 감면 세금만 1兆

차량 구입비부터 차량 유지비까지 병원 비용으로 인정받아 결과적으로 병원이 내야 할 사업소득세를 덜 내도 된다. 이런 이유로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팔린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34대 중 33대가 법인 명의였다.
![['탈세 수단' 된 수입차] 억대 수입차 60%는 법인명의…'무늬만 회사차'에 세금 줄줄 샌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507/AA.10200609.1.jpg)
이런 현상은 고가 차량에서 두드러진다. 대당 가격이 4억원이 넘는 롤스로이스의 고스트는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8대 팔렸는데 모두 법인 명의로 나갔다. 같은 기간 롤스로이스 판매량 28대 중 96.4%인 27대가 법인 명의로 판매됐다. 법인에 팔린 비중은 벤틀리가 87.2%로 두 번째로 높았고 포르쉐(72.1%), 랜드로버(62.5%), 메르세데스 벤츠(58.8%)가 뒤를 이었다. 법인 판매 비중이 높은 5대 브랜드는 차량 평균 판매가격이 모두 1억원 이상이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5대 브랜드의 판매량 2만3000대 중 60%가 넘는 1만3927대가 법인에 팔려나갔다.
업무용 차량에 드는 비용은 무제한으로 손비로 인정받는다. 이 때문에 5억원짜리 수입차를 리스로 구입하면 연간 4000만~5000만원 정도 세금을 덜 낸다.
◆수입차 리스 늘면 세수는 줄어
수입차만 놓고 보면 지난해 법인 차량 리스 등으로 절세 혜택을 받은 차량은 7만9000대였다. 리스차 등으로 감면받은 세금만 1조원으로 추산된다. 올해엔 차량 수가 10만대로 늘어나고 세금 감면액도 1조3000억원이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무늬만 법인차’를 20~30% 정도로만 잡아도 연간 2600억원에서 3900억원의 세금이 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입차에 비해 국내 완성차업계의 법인 판매량은 정체 상태다. 현대·기아자동차의 법인 리스를 담당하는 현대캐피탈의 지난 1분기 법인 신규 리스는 1만200건으로 작년 1분기(1만2000건)보다 감소했다.
한국과 달리 해외에선 리스차량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리스비용의 85%만 업무용으로 인정하고 있다. 출퇴근에 차량을 이용하는 것은 업무용으로 보지 않는다. 영국은 친환경차를 제외한 리스차량에 대해 일괄적으로 리스비의 85%만 세금공제를 해준다. 일본은 300만엔(약 2700만원)까지만 손비처리를 해주고 캐나다는 월 비용 처리 상한액을 800달러(약 70만원)로 제한하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