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차시장 점령한 수입차] 벤츠 S클래스, 법인 명의가 90%…국산 대형차 전체보다 더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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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차 무제한 비용 처리…사실상 탈세 조장
2억 차 회사 명의로 사면 법인세 5천만원 절감
벤틀리·BMW 일본보다 한국서 더 많이 팔려
2억 차 회사 명의로 사면 법인세 5천만원 절감
벤틀리·BMW 일본보다 한국서 더 많이 팔려
수입자동차 판매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달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차인 S클래스가 국산 대형차인 현대자동차 에쿠스, 기아자동차 K9, 쌍용자동차 체어맨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이 팔렸다. 최고가 브랜드인 벤틀리를 비롯해 BMW, 재규어 등 일부 고급차는 자동차시장 규모가 3배를 넘는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많이 판매됐다. 업계에서는 고가 차량을 법인 명의로 사면 무제한 비용 처리가 가능한 ‘절세 효과’ 때문에 국산차보다 가격이 2배 이상 비싼 수입 대형차가 많이 팔린다고 분석하고 있다.
○S클래스에 점령당한 대형차 시장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수입자동차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벤츠 S클래스는 총 1083대 팔렸다. 작년 6월 276대보다 판매량이 3배 늘었다. 2억9400만원짜리 마이바흐 S600은 한 달 동안 50대, 2억3300만원짜리 마이바흐 S500은 64대 팔렸다. 10개 모델이 있는 S클래스의 평균 판매 가격은 1억6000만원에 이른다.
▶본지 7월7일자 5면 참조
반면 국산 대형차의 대표 격인 에쿠스는 지난달 409대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40% 줄었다. K9은 2.6% 늘어난 350대, 체어맨은 6.5% 감소한 100대였다. 세 차종 합계는 859대로 S클래스보다 224대 적다.
올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국산 대형차 3종 합계가 6426대로 S클래스(6272대)보다 약간 많은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S클래스 판매량이 늘고 있다. 하반기에는 BMW가 풀 체인지 7시리즈를 S클래스 대항마로 내놓을 예정이어서 대형차 시장에서 ‘수입차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 고급차는 자동차시장 규모가 한국의 3배를 웃도는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많이 팔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수입차 개방 시점이 1965년으로 한국(1987년)보다 22년 빠르고, 전체 자동차시장 규모도 지난해 기준 556만대로 한국(166만대)의 3.3배에 달한다.
하지만 올 상반기 수입차 판매량은 한국 11만9832대, 일본 14만4128대로 2만여대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BMW와 재규어, 랜드로버 등 일부 브랜드는 한국이 더 많이 팔렸다. 특히 대당 가격이 2억2000만~4억7000만원에 이르는 최고가 브랜드인 벤틀리는 상반기에 한국에서 223대 팔려 일본(185대)을 앞질렀다. 작년 상반기에는 한국 164대, 일본 168대였지만 한국 판매가 급증하면서 역전됐다.
○“법인차 손비 인정이 시장 왜곡”
고가 대형 수입차가 한국에서 유독 많이 팔리는 것은 법인 명의로 구입하면 무제한 손비 인정을 해주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일부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과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이를 악용해 실제로는 개인이 이용하면서 법인 명의로 구매하고 유지비도 법인이 내도록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탈세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격이 2억원인 차량을 법인 명의로 사서 비용 처리하면 법인세가 5000만원가량 줄어든다. 이 때문에 고가 수입차는 대부분 법인 명의로 팔리고 있다. 법인 구매 비율은 벤틀리의 경우 87%에 이른다. 벤츠 S클래스 마이바흐와 S600, S500 등도 법인 구매 비율이 90% 내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한국이 외국보다 법인의 자동차 비용 처리에 대해 관대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업무용이 아닌 개인 용도의 고급차를 법인 명의로 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법인 업무용 차량 인정 기준이나 비용 처리 한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미국 독일 일본 등은 사용 목적(사업 관련성)과 주체(직원일 것)를 명확히 해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은 비용 처리 한도를 매년 국세청에서 고시하며 독일은 차량 가격의 1%를 이용자의 소득으로 추정해 탈세를 막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수입자동차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벤츠 S클래스는 총 1083대 팔렸다. 작년 6월 276대보다 판매량이 3배 늘었다. 2억9400만원짜리 마이바흐 S600은 한 달 동안 50대, 2억3300만원짜리 마이바흐 S500은 64대 팔렸다. 10개 모델이 있는 S클래스의 평균 판매 가격은 1억6000만원에 이른다.
▶본지 7월7일자 5면 참조
반면 국산 대형차의 대표 격인 에쿠스는 지난달 409대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40% 줄었다. K9은 2.6% 늘어난 350대, 체어맨은 6.5% 감소한 100대였다. 세 차종 합계는 859대로 S클래스보다 224대 적다.
올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국산 대형차 3종 합계가 6426대로 S클래스(6272대)보다 약간 많은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S클래스 판매량이 늘고 있다. 하반기에는 BMW가 풀 체인지 7시리즈를 S클래스 대항마로 내놓을 예정이어서 대형차 시장에서 ‘수입차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 고급차는 자동차시장 규모가 한국의 3배를 웃도는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많이 팔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수입차 개방 시점이 1965년으로 한국(1987년)보다 22년 빠르고, 전체 자동차시장 규모도 지난해 기준 556만대로 한국(166만대)의 3.3배에 달한다.
하지만 올 상반기 수입차 판매량은 한국 11만9832대, 일본 14만4128대로 2만여대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BMW와 재규어, 랜드로버 등 일부 브랜드는 한국이 더 많이 팔렸다. 특히 대당 가격이 2억2000만~4억7000만원에 이르는 최고가 브랜드인 벤틀리는 상반기에 한국에서 223대 팔려 일본(185대)을 앞질렀다. 작년 상반기에는 한국 164대, 일본 168대였지만 한국 판매가 급증하면서 역전됐다.
○“법인차 손비 인정이 시장 왜곡”
고가 대형 수입차가 한국에서 유독 많이 팔리는 것은 법인 명의로 구입하면 무제한 손비 인정을 해주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일부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과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이를 악용해 실제로는 개인이 이용하면서 법인 명의로 구매하고 유지비도 법인이 내도록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탈세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격이 2억원인 차량을 법인 명의로 사서 비용 처리하면 법인세가 5000만원가량 줄어든다. 이 때문에 고가 수입차는 대부분 법인 명의로 팔리고 있다. 법인 구매 비율은 벤틀리의 경우 87%에 이른다. 벤츠 S클래스 마이바흐와 S600, S500 등도 법인 구매 비율이 90% 내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한국이 외국보다 법인의 자동차 비용 처리에 대해 관대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업무용이 아닌 개인 용도의 고급차를 법인 명의로 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법인 업무용 차량 인정 기준이나 비용 처리 한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미국 독일 일본 등은 사용 목적(사업 관련성)과 주체(직원일 것)를 명확히 해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은 비용 처리 한도를 매년 국세청에서 고시하며 독일은 차량 가격의 1%를 이용자의 소득으로 추정해 탈세를 막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