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열량의 5%' 차세대 감미료 수출 나선 CJ
CJ제일제당이 열량이 설탕의 5%에 불과한 저칼로리 천연감미료 알룰로스(사진)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알룰로스는 건포도, 무화과, 밀 등에 미량 포함된 당 성분으로 단맛이 설탕의 70% 수준이다. 열량은 g당 0~0.2㎉로 4㎉인 설탕의 5% 정도에 불과해 차세대 감미료로 불린다. 설탕이나 과당에 혼합해 사용하면 열량을 크게 낮추면서 자연스러운 단맛을 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촉매제를 넣는 화학적 공법이 아닌 효소를 활용해 알룰로스를 합성하는 기술은 CJ제일제당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진현 CJ제일제당 소재사업부문장(부사장)은 “2007년부터 5000종의 균주를 테스트해 대량생산에 적합한 효소를 발견했다”며 “글로벌 전분당업체들이 CJ에 제휴를 요청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효소 공법의 원재료 투입 대비 제품 생산비율은 85%로, 5% 정도인 화학적 공법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첫 수출 물량은 50만달러어치다. 대부분은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식품박람회에서 알룰로스를 소개하는 데 사용했다. 가격은 kg당 5000원 선으로 kg당 600원인 과당의 9배에 가깝지만 현지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올해 액상 형태의 제품으로 과당을 대체하는 데 주력한 뒤 내년에는 분말 제품을 출시해 설탕과도 경쟁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미국에 공장을 지을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알룰로스로 2020년까지 7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세계 당류시장은 약 76조원 규모다. 과자와 빵 등에 사용되는 설탕이 85%고 음료에 첨가되는 과당이 10%를 차지한다. CJ는 코카콜라, 펩시 등 탄산음료를 만드는 글로벌 음료기업에 알룰로스를 적극 소개할 방침이다.

탄산음료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음료에 첨가되는 감미료를 더 좋은 것으로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시장성이 높다는 게 CJ의 분석이다. 펩시가 최근 다이어트 콜라에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CJ제일제당은 앞서 2011년 설탕의 체내 흡수를 줄이는 ‘자일로스 설탕’과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 ‘타가토스’를 내놓는 등 새로운 감미료 개발에 꾸준히 나서고 있다. 이 중 타가토스는 유럽에서 인기를 끄는 등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차세대 감미료 개발을 적극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CJ는 1950년대 설탕 공장을 세워 값싼 설탕을 국민에게 보급하면서 성장한 회사”라며 “이제는 소비자가 마음놓고 단맛을 즐길 수 있도록 건강에 좋은 감미료를 찾는 것이 회사의 소명”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