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구개발(R&D) 사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내년도 R&D 투자 대상을 올해 195개에서 113개로 40% 넘게 줄인다. 내년에도 올해 수준의 예산(1조원 안팎)을 확보할 경우 핵심투자 대상엔 올해보다 더 많은 R&D 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정부는 “R&D 사업에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 R&D '선택과 집중'…투자 대상 40% 줄인다
전기전자에서 에너지로 이동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에 착수할 R&D 과제의 방향을 담은 ‘2016년 산업기술 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사업화 연계 기술개발) 전략’을 수립해 산업R&D조정위원회에서 17일 확정했다.

산업부가 이날 확정한 내년 R&BD 전략의 특징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제조업혁신 3.0 △온실가스감축 목표 등 정부의 주요 정책과 연계한 사업을 중심으로 끌고 간다는 것이다. 작년에 수립한 올해 전략은 글로벌 메가트렌드와 산업가치 사슬 및 글로벌 기업분석 등을 통해 도출된 사업들이었다.

2015년과 비교해 핵심투자 대상은 195개에서 113개로, 핵심기술개발 테마는 387개에서 279개로 대폭 축소됐다. 유법민 산업부 산업기술개발과장은 “한정된 재원으로 효과적인 R&D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작년보다 투자 대상을 크게 줄였다”며 “전기전자 분야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에너지 신산업과 고부가가치 영역 등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신산업 육성에 집중

산업부는 내년 R&D 지원 대상을 창의(대상 10개·테마 31개) 소재부품(31개·95개) 시스템(45개·103개) 에너지(27개·50개) 등 4개 산업분야로 나눠 각각 선정했다.

산업부가 정한 분야별 중점투자 방향은 △메가트렌드에 부응한 신산업 육성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신(新) 교역환경에 따른 산업경쟁력 제고 △글로벌 에너지 이슈 대응 등이다.

신산업육성 R&D 분야는 고령화, 삶의질 향상 등과 관련된 사업으로 개인맞춤형 의료서비스와 헬스케어, 디자인, 엔지니어링 등이 해당한다. 철강 화학 반도체 조선 기계 자동차 등 주력산업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도 주력한다. 무인자동차 및 자율주행차, 지능형 시스템, 공정혁신, 고효율 생산기술 개발 등과 관련된 R&D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한·중 FTA 등 신교역환경에 따른 산업경쟁력 제고 분야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기차배터리 스마트반도체 복합소재 등 핵심소재의 국산화 R&D 과제들이 선정됐다. 이 밖에 에너지효율 향상과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을 통한 탄소배출 저감, 원자력발전소의 안전 및 고효율화 연구분야 등 에너지 관련 사업도 지원 대상에 들어갔다.

한편 라이프케어서비스와 고효율전력소자 3차원프린팅 무인기 제로에너지 테크놀로지 등 5개 대상(16개 테마)은 융·복합 핵심투자 분야에 선정됐으며, 실버(웰빙) 융합 무인화 경량화 등 고령화와 관련한 133개 테마도 인구구조 변화 트렌드에 맞춰 R&D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산업부는 이번에 도출된 핵심 기술개발 테마 범위 내에서 내년도 R&D 신규과제를 기획·지원할 계획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