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학연금 개편도 사회적타협기구 꾸려야"

"사학연금 연내개편 없다더니…사회적합의기구 필요"
[ 김봉구 기자 ] 사립학교교직원연금(사학연금)도 공무원연금처럼 사회적 합의기구를 꾸려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학연금 연내 개편은 없다”고 말한 정부가 사실상 입장을 번복, 불신을 자초한 탓에 사회적 합의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개 사학연금 가입자 단체로 구성된 사학연금제도 개선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사학연금 공대위)는 20일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입자 단체와 정부 간 협의기구 구성을 촉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학연금 공대위는 “당정협의 후 사학연금법 개정의 시급성만 강조하고 있는데, 정부는 연내 개정하지 않겠다던 입장 변화를 솔직히 해명해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며 “이후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해 사학연금의 특수성을 고려한 법 개정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음은 이날 사학연금 공대위가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Q&A 내용.

-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

“신뢰 회복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다. 정부는 연내 사학연금법은 다루지 않겠다고 해놓고 지금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불신을 야기한 태도 변화에 대한 솔직한 해명은 없고, 오히려 사학연금 가입자들을 이기적 집단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정부가 불신을 자초하고 있기에 33만 사학연금 가입자가 사회적 합의기구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 공무원연금 개편 과정에서 사학연금에 대한 논의가 이미 있지 않았나.

“논의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참여했긴 하지만, 교총이 사학연금 가입자의 대표 자격을 가진 건 아니었다. 사학연금 가입자는 지금까지 의견 개진 기회를 갖지 못했다. 현재 상황이 계속된다면 분명한 평등권 침해에 해당된다. 헌법소원까지 검토하고 있다.”

- 정부의 사학연금 미납분부터 갚은 뒤 법 개정하라는 건 지나치다.

“역시 정부에 대한 신뢰 회복의 문제다. 현 정부 들어 사학연금공단에 지불해야 할 미납액이 급증했다. 가입자들이 정부를 불안한 시선으로 볼 수밖에 없다. 상황을 설명하고 미납액 납입 계획을 밝히는 것과 ‘세수가 부족한데 어쩌란 말이냐’ 식으로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것, 어느 쪽이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지 판단해보라.”

- 기금이 고갈되기 전에 사학연금법 개정을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

“지금 같은 구조라면 기금이 고갈된다는 걸 잘 안다. 그러므로 이해 당사자인 사학연금 가입자와 재단, 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로 논의하자는 것이다.”

- 사학연금공단에 대한 불만 사항이 있다고.

“사학연금공단은 가입자들의 부담으로 운영되는 실행기구다. 가입자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논의 참여는 가능하다. 다만 정부나 입법기관의 하부 기관처럼 움직이는 것은 본분을 넘어선 일이다. 사학연금공단이 실행기구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 있도록 제반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때 연금 부담 비율(가입자 7, 재단 4.12, 정부 2.88)이 감안돼야 할 것이다.”

- 사학연금이 공무원연금과 달리 고려돼야 할 점은 뭔가.

“정부와 여당은 사립학교와 국·공립학교 교직원의 형평성 유지를 위해 사학연금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한다. 명실상부한 형평성을 갖추려면 다음 사안들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국가·법인·가입자 부담률이 합리적으로 결정돼야 한다. △사학연금 가입자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 △공무원 처우 개선을 위한 인사정책 개선방안 기구 설치에 준용한 사학연금 가입자들에 대한 지원정책이 있어야 한다. △공무원연금과 함께 사학연금 고갈 시 대책이 있어야 한다. △사각지대에 놓인 사학 구성원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 사학연금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은 뭐라고 보나.

“정부는 당정협의회 후 사학연금공단과 일부 언론 등을 동원해 법 개정의 시급성만을 강조하고 있다. 연내 개정하지 않겠다던 태도의 변화에 대해 솔직히 해명하고, 사회적 합의기구를 조속히 구성해 사학연금의 특수성을 고려한 미래지향적 법 개정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학연금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일각의 목소리는 사태 해결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하나, 연금기금 고갈의 국가적 난국을 맞아도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 연금 가입자들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신뢰할 수 있는 정부와 본분에 충실한 연금공단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자사고 폐지 시끄러웠던 1년…결과는 '용두사미'] [LG전자, 저가 · 3G폰 중남미 집중 공략 왜?] ['젊은이의 로망'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타보니…] [이재용 3남매, 삼성물산 협업·경쟁 한솥밥] ["韓 벤치마킹 모델은 유럽 강소국가"]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