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핵심경쟁력 공개해도 승승장구…레드햇의 비즈니스 모델 대해부
지난달 출간된 ‘열린 조직(The open organization·사진)’은 속도에 관한 책이다. 저자인 짐 화이트허스트는 오픈소스를 표방하는 리눅스 운영체제 운영사인 레드햇의 최고경영자(CEO)다.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배포할 뿐 아니라 소스코드까지 공개해 누구나 활용토록 하고 있다. 레드햇은 기업의 핵심 기밀을 개방하고도 지난해 15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보다 17% 늘어났을 뿐 아니라 올해는 18억달러를 넘보면서 S&P500 기업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쓴 계기가 레드햇의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을 외부에 개방하고도 레드햇이 승승장구하는 비결을 궁금해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해 콘텐츠가 아닌 비즈니스 플랫폼을 팔고, 콘텐츠를 가치 있게 만드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회사를 직원들의 에너지와 창의력을 고취하는 열린 조직으로 변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단순하다. 왜, 무엇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라는 3개의 장으로 묶었다. ‘왜’는 직원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을, ‘어떻게’는 민주주의가 아닌 능력주의에 근거해 일에 대한 열정이 성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무엇을’은 의사결정 방향을 설정하는 방법론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미래 조직의 모습을 예로 들면서 자격을 갖췄느냐보다는 누가 더 기여하느냐가 중요하고, 영향력은 직책이 아닌 부가가치에서 나오며, 보상은 보스가 아닌 동료가 결정한다고 밝혔다. 자원은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분배되고, 모든 아이디어는 동등하게 경쟁하며, 결정은 최대한 현장에서 이뤄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런 열린 조직을 갖춰야만 내부 명령체계가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결정을 실행에 옮기는 속도의 우위를 점하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결론이다.

아마존은 이 책에 대해 기존 경영 관행을 디지털과 소셜네트워크 시대에 접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리더의 필독서라고 소개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