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사소한 차이가 만드는 성공 경영
조선 왕들의 평균 수명은 47세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왕이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운동할 시간조차 내지 못하다 단명했다. 개국공신 정도전이 주장했던 것처럼 신하들이 국가의 주요 현안을 결정했더라면 왕들은 편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왕들이 권한을 나누지 못한 이유는 권력이 약해질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한 위임은 권한 분배가 아니라 권한 확장이다. 조직에서 일정한 가치에 따라 권한을 위임하면 더 큰 성과로 돌아온다.

포드는 20세기 초 T모델 자동차를 개발해 미국인의 삶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켰다. 하지만 20년간 직원들이 그 모델을 개량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월등했던 경쟁력이 후퇴하면서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다른 회사에 내줬다. 듀폰은 ‘안전’을 업무 처리의 최우선 순위로 정하고 권한을 나눠 굴지의 화학기업으로 성장했다.

《일상의 경영학》은 일상의 관찰을 비즈니스 현장에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사소한 현상이나 사물을 새로운 관점에 본다면 누구나 혁신 리더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역사와 예술 등 인문학의 다양한 프레임으로 경영의 이면을 들춰낸다.

르네상스시대가 끝난 뒤 기형적이고 불완전한 매너리즘 미술이 유행했다. 예술성이 예전보다 못한 일종의 ‘파괴적 혁신’이었다. 상품시장에서도 기존 제품보다 열등한 성능과 품질로 잠식한 사례가 많다. 단순한 게임으로 성공한 닌텐도가 대표적이다. 경영자들은 기술 혁신에만 목을 맬 일이 아니다. 소비자가 저사양의 제품을 원하는지도 점검해봐야 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