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40도 캐나다 인디언 마을 채소문제 식물공장 수출로 해결
영하 40도 캐나다 인디언 마을 채소문제 식물공장 수출로 해결
영하 40도의 혹한지역에 사는 캐나다 인디언들의 채소문제를 경북TP와 구미의 기업이 식물공장 수출로 해결해 화제다.
경북TP(원장 이재훈)와 구미의 식물공장 전문기업 KAST엔지니어링(대표 박후원)은 22일 캐나다 매니토바주의 인디언 자치구 OCN(Opaskwayak Cree Nation)에서 식물공장 설치 등을 내용으로 하는 수출계약을 맺었다. 총 20만달러 규모다.

식물공장은 자치구 내 오스카라슬린고등학교에 198㎡(약 60평) 크기로 세워지며 지역주민에게 재배 교육도 함께 하기로 했다.
양측은 2개월 동안 식물공장을 운영한 뒤 성과가 좋으면 연말께 62개 인디언 공동체(13만여명)에 50여억원 상당의 식물공장을 공급하는 2차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이번 수출이 관심을 끄는 것은 이곳 인디언이 사는 지역의 혹독한 기후조건 때문. 캐나다 매니토바주에는 총 62개의 인디언 부족 공동체가 있으며 그중 원주민 5400여명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OCN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 북위 54도에 위치한 OCN은 6개월 동안 영하 40도의 혹한이 계속되는 극한지방이다. 이 같은 기후 탓에 이곳 원주민은 육류보다도 신선한 채소를 섭취하기가 더 어려웠다. 미국에서 채소를 공수해 와야 하지만 상추가 400g에 2만원이 넘는 등 가격이 한국의 5~6배에 달해 채소 섭취는 엄두를 못 냈다.
문영백 경북TP 지역산업육성실장은 “채소를 섭취하기가 힘들어 비만, 당뇨를 비롯해 비타민C 부족으로 인한 여러 질병에 노출돼 있고 평균 수명도 66세에 불과하다”며 “바깥 온도 영하 40도 이하에서도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식물공장이 이들의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62개 인디언 공동체에 식물공장을 모두 공급하고 운영기술을 전수한다면 이들은 상추, 치커리 등 한 해 수천만~수억원의 채소 구매비용을 절감하고 건강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경북TP는 내다봤다.
경북TP와 캐나다 인디언이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12월 초. 캐나다 매니토바주 세계무역센터(WTC) 관계자들이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프로그램으로 경북TP를 방문했을 때 이재훈 원장이 이런 사정을 우연히 듣고 7개월간의 노력 끝에 수출비즈니스로 성공시킨 것이다.
이 원장은 “OCN은 캐나다 정부로부터 인디언 자치구 활력사업의 일환으로 자금을 지원받아 학교, 대형 할인매장, 카지노, 헬스센터 등 다양한 수익사업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식물공장뿐만 아니라 혹한지역에서 기능성이 좋은 특수섬유를 활용한 의류 등 수출 품목을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사진설명1. 이재훈 경북TP 원장이 매니토바주 OCN 마이클 콘스탄트 추장과 계약을 체결하고있다. 경북 TP제공
사진설명2. 카스트엔지니어링이 캐나다 인디언 마을에 수출하게 될 식물공장 내부 모습. 대구엑스코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