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K스타일 페어' 흥행 성공…'한국 전시회' 중국 진출 희망 봤다
지난 2~4일 ‘K스타일 페어’가 열린 베이징 CIEC(중국 국제전시컨벤션센터) 전시장은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사려는 중국 바이어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식품·미용·유아·건강·소비재 등 130여개 국내 기업이 참여해 300여개 부스를 차린 이번 행사에는 1만5000여명의 중국 바이어가 방문했다. 패션 액세서리 제품을 내놓은 유민 키씨스타 대표는 “중국 전시회에 처음 참가했다”며 “이번 행사에서 중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열린 K스타일 페어는 장소만 베이징이었을 뿐 기획부터 운영까지 국내 전시주최사(PEO)들의 손으로 만든 행사다. 이번 행사를 공동으로 주최한 엑스포럼과 케이페어스, 한국국제전시, 한국이앤엑스, 베페 등은 모두 국내에서 분야별 대표 행사를 열고 있는 전시주최사다.

신현대 엑스포럼 대표는 “이번 행사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시장 트렌드에 맞춰 열렸다”며 “중국 현지 파트너 없이 온전히 국내 주최사의 손으로 만든 행사는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시주최사들엔 예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비즈니스 가능성을 찾기 위한 도전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첫 도전에 따른 위험 부담은 품목별 특별관 형태로 전시장을 구성하고 각자 해당 분야를 맡는 방식으로 줄여나갔다. 신 대표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여럿이 함께 가라는 옛말처럼 이번 행사는 당장의 성과보다 해외 현지에서 더 큰 행사를 개최할 때 필요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려는 목적이 더 컸다”고 강조했다.

서로 힘을 모은 덕분일까. 참가 기업과 현지 바이어 모집에서 당초 우려와 달리 기대했던 성과를 거뒀다. 현지 바이어와 소비자들의 행사장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CJ푸드빌, 청정원 등 국내 대기업이 여는 요리 강습과 라이프스타일 강연 프로그램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한국무역협회는 중국 내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현지 바이어 모집을 지원했다. 전시장 시설에 대한 이해, 협력업체 관리, 안전 등 행사 운영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몇 개월 전부터 여러 번의 현장답사를 통해 챙겨나갔다.

최일원 한국국제전시 과장은 “아무리 준비가 잘된 전시회도 바이어가 없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관람객 유치에 많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철저한 현지화 전략은 현지 언론의 뜨거운 취재 열기로 이어져 흥행에 큰 힘이 됐다. 사흘간 중국 현지에서만 50여개 신문과 방송이 행사장을 방문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윤성일 케이페어스 부장은 “개막 전까지는 현지 바이어와 소비자들이 얼마나 방문할지 몰라 가슴을 졸였는데 행사에 대한 현지 언론의 높은 관심을 보고 안심했다”고 말했다.

중국 현지 전시주최사들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신현대 대표는 “상당수의 현지 전시주최사가 현장을 찾아 K스타일 페어를 중국 다른 도시에서 열자고 제안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올해 중국 시장 진출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모든 방향을 열어두고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