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우조선, 10일 자구계획안 내놓는다
대우조선해양이 인적 구조조정을 포함한 자구계획을 10일 발표한다. 자구계획에는 자회사 정리, 비업무용 자산 매각 외에도 임원 수 감축을 비롯한 인적 구조조정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플랜트 사업 부실로 2분기 적자규모만 3조318억원에 이르는 등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고강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임원 수 감축방안 포함될 듯

9일 조선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10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임원과 팀장 및 리더급 직원(부서장), 노동조합 대표 등을 대상으로 경영설명회를 연다.

2주간의 여름휴가가 끝난 직후인 10일 직원 대표단에 해양플랜트 부실이 발생한 원인과 부실 규모, 현재 회사의 상황, 향후 추진할 대책 등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다. 모두 300여명이 참석하며, 참석자들은 설명회 직후 전 직원에게 이날 발표 내용을 전달할 계획이다.

경영진은 이 자리에서 자구계획도 발표한다. 자구계획에는 인적 구조조정에 대한 내용도 포함될 전망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자금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은행의 실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와 별도로 회사가 할 수 있는 자구책을 마련하고 진행하겠다는 의미”라며 “경영설명회를 통해 직원들에게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이유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성립 사장을 비롯한 대우조선 경영진은 지금까지 조직개편 및 인력 재배치 등의 방식으로 인적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혀왔다.

회사 관계자는 “연말로 예정된 정기 인사를 최대한 당기고, 임원 수를 줄일 계획”이라며 “이 과정에서 해양플랜트 사업 부실과 관련된 임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임원 90여명은 지난달 22일 “사직을 포함한 거취와 처우 등 일체를 최고경영자(CEO)에게 일임하고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사력을 다할 것”이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마곡 신사옥 건립 중단도 검토

직원 수 감축에 대한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력 조정이 포함되지 않은 자구책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채권단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3조원대 적자를 기록한 이후 전 직원의 5% 수준인 1300여명을 퇴직시키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을 감안하면 대우조선 역시 비슷한 수준의 인력 감축이 따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자구계획에는 자회사 정리, 비업무용 자산 매각 등의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풍력 자회사인 드윈드와 건설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 골프장 및 연수원을 운영하는 FLC 등 조선·해양 사업과 무관한 회사들이 우선 정리 대상으로 거론된다. 대우조선은 루마니아에 있는 조선소인 대우망갈리아중공업을 포함해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자회사도 청산할 예정이다.

서울 중구 다동에 있는 본사 사옥을 매각하고, 마곡산업단지 신사옥 건립 사업을 전면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도병욱/김일규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