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에서 한 교수가 자신의 태블릿PC 화면을 무선으로 강의실 프로젝터에 전송하는 미러링 기술을 활용해 수업하고 있다. 이화여대 제공
이화여대에서 한 교수가 자신의 태블릿PC 화면을 무선으로 강의실 프로젝터에 전송하는 미러링 기술을 활용해 수업하고 있다. 이화여대 제공
“학생회관 식당에 줄 서 있는 사람은 20명, 위당관 식당은 5명….” 다음달부터 연세대 학생들은 스마트폰으로 교내의 식당별 혼잡도를 실시간으로 알아볼 수 있다. 연세대가 내놓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연세 톱(TOP)’을 통해서다. 식당마다 설치된 지능형 폐쇄회로TV(CCTV)가 5분에 한 번씩 사진을 찍어 사진 속 대기자 수를 세고, 이것이 서버를 통해 앱에 전송되는 방식이다.

모바일로 多되는 '스마트 캠퍼스'
스마트폰과 정보기술(IT)을 통한 ‘스마트 캠퍼스’가 가시화하고 있다. 학생증이 스마트폰으로 들어가고 학생이 위험에 처했을 때 별도의 앱을 실행하거나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스마트폰을 흔들기만 해도 안전요원이 출동하는 체계가 구축됐다. 강의 시간에 교수나 학생이 자신의 태블릿PC 화면을 프로젝터에 바로 띄워 토론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이 같은 ‘스마트 캠퍼스’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대학은 연세대다. 지난 3월 스마트폰만으로 도서관 출입과 도서 대출이 가능한 모바일 학생증을 도입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추진해온 스마트 캠퍼스 구축 사업을 오는 25일까지 끝낸다는 계획이다. 교내 동아리 등 학생활동 정보를 학생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연세 팝(POP)’ 기능도 앱 안에 갖췄다. 동아리들이 행사 홍보물이나 신입생 모집 정보를 앱에 올리면 학생들은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르듯 ‘참여하고 싶어요’ 또는 ‘공감해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 수 있다. 학생들이 발품을 팔아가며 동아리 홍보 포스터를 이곳저곳에 붙이는 장면은 조만간 추억 속에 남게 될 것이다. 교내 셔틀버스 위치도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모바일로 多되는 '스마트 캠퍼스'
교내 치안 수준도 높아진다. 연세대는 지난 5월 캠퍼스에 고화질 CCTV 1008대를 배치했다. 기숙사로 올라가는 숲길 등 인적이 드문 외곽지역에는 특별히 지능형 CCTV 61대를 설치했다. 수상한 배회자가 나타나거나 비명이 감지되면 카메라가 사건 발생위치를 추적해 통합상황실에 전송하고 안전요원이 출동하는 체계다. 위험 상황에 처한 학생이 스마트폰을 흔들기만 하면 통합상황실에 학생의 위치와 이름, 사진 등이 표시되고 안전요원을 보내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정갑영 총장은 “캠퍼스의 스마트화로 학생과 교직원들이 더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수업에 스마트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교수나 학생이 자신의 태블릿PC 화면을 와이파이를 통해 강의실 프로젝터에 바로 띄울 수 있는 ‘미러링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교수가 강단이나 PC 앞에 서 있을 필요 없이 학생들 사이를 누비며 자유롭게 수업할 수 있다. 이화여대는 2012년 이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해 전체 강의실의 70%에 적용하고 있다. 천윤필 교육혁신단 팀장은 “강사가 칠판에 그래프 등을 옮겨 그릴 필요 없이 태블릿PC 속 자료를 그대로 띄우고 그 위에 글을 쓰며 강의할 수 있다”며 “경제학이나 생물학 등 그래프와 그림을 많이 활용하는 수업에서 유용하게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도 다음달부터 스마트 캠퍼스 시범사업에 나선다. 연구동과 도서관 기숙사 등 관악캠퍼스 내 225개에 달하는 각종 건물과 시설을 앱을 통해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목적지까지 도보로 갈 수 있는 최단 경로가 안내되고 각 건물의 내부 시설정보도 제공된다.

2013년 전기요금만 180여억원으로 잠실 롯데월드보다 많은 전기 사용량에 대한 해법도 스마트 캠퍼스에서 찾았다. 신재생에너지와 열병합발전 등을 통해 캠퍼스 내에서 일부 전기를 자체 생산하는 한편 시설별 전기 사용 행태를 최적화해 전력을 분배하는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사업을 지난달 시작한 것이다. 2019년 사업이 마무리되면 전기요금을 20% 정도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마지혜/오형주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