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임팔라 3.6. (사진 제공=한국GM)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임팔라 3.6. (사진 제공=한국GM)
[ 김정훈 기자 ] 간혹 시승을 하기 전에 설렘을 주는 신차가 있다. 쉐보레 임팔라가 그랬다. 아무래도 국내 첫 등장한 신차여서 궁금증과 기대감이 크다. 58년 만에 처음으로 우리나라 땅을 밟은 그 신선함이 주는 효과랄까. 한국 모델은 10세대.

'메이드인 USA' '쉐보레 최고급 세단' '3000만 원대 대형 승용차'… 바로 임팔라를 설명하는 말이다. 신차 출시 이전부터 임팔라는 자동차 업계의 주목 대상이 됐다.

임팔라는 미국 디트로이트 태생으로 쉐보레 브랜드로 물 건너온 수입차다. 생산지뿐 아니라 외관 역시 단 한번에 수입차라는 인상을 준다.

쉐보레 대형 세단인데 점잖은 느낌을 찾아보긴 쉽지 않다. 전면 얼굴부터 후면 트렁크까지 선이 많고 각을 세웠다. 국내 판매중인 쉐보레 모델 중 가장 날카롭다. 단종을 앞둔 알페온의 후속 모델이라 하기엔 너무 다른 차가 돼 버렸다. 젊은 층이 선호할 만한 이미지를 품었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변화다.
남해 바닷가 옆에 멈춰선 쉐보레 임팔라. (사진 제공=한국GM)
남해 바닷가 옆에 멈춰선 쉐보레 임팔라. (사진 제공=한국GM)
지난 13일 여수공항에서 남해 사우스케이프 오너스클럽까지 약 95㎞의 구간을 달려봤다. 시승차는 임팔라 3.6 LTZ. 시승은 고속도로와 국도, 와인딩 코스 등 주행 성능을 체험하기 좋은 다양한 구간에서 진행됐다.

성능은 나무랄 데 없다. 캐딜락 CTS에 장착된 6기통 직분사 엔진을 그대로 얹어 힘이 넘치고 부드럽게 속도가 붙는다. 남해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일시적으로 시속 190㎞까지 차를 몰아붙였다. 가속할 때 최대 309마력과 36.5㎏·m 토크 힘이 운전자에게 즉시 전달된다. 타이어 휠 크기는 20인치다.

임팔라 3.6의 주행 품질을 체험해 보니 그랜저 보단 아슬란에 가까웠다. 4000만원을 넘어서는 가격도 그렇고 가속 성능은 아슬란과 비슷했다.

남해 송정해수욕장에서 숙소가 있는 리조트까지 이어진 해안도로에선 시속 60~80㎞로 얌전하게 운전해 봤다. 길이 5m 넘는 대형 세단이 갖춰야 할 조건인 정숙성과 편안한 승차감도 느껴진다.
내비게이션이 위로 올라가면서 보이는 시크릿 박스. (사진 제공=한국GM)
내비게이션이 위로 올라가면서 보이는 시크릿 박스. (사진 제공=한국GM)
내부 소재가 박음질 처리된 실내는 적당히 고급스럽다. 특히 임팔라에는 깜짝 수납공간인 '시크릿 박스'가 있다. 운전 중 내비게이션 아래에 있는 중앙 버튼을 눌렸다. 내비게이션이 위로 올라가면서 USB포트가 보이는 박스 공간이 나왔다. 쉐보레 올란도에서 먼저 선보였던 기능과 동일하다. 실내 수납공간을 꼼꼼히 따지는 한국 소비자를 위한 편의사양으로 보인다.

운전자 안전을 고려한 똑똑한 첨단 기능도 시승 중에 체험해 봤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시속 60㎞로 조작했다. 앞서가는 차와 간격에 따라 속도가 달라진다. 깜박이를 켜지 않고 차선을 넘어갔더니 차가 스스로 경보음을 보낸다.

잠시 쉬어가는 코스에서 차를 세운 후 자동차 키를 실내 두고 도어를 닫았더니 '삑삑' 소리를 낸다. 차 키를 소지하고 내리라고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독특한 건 운전대 손잡이 뒤에 오디오 볼륨 조절 장치가 있다는 것. 사용이 익숙하지 않아서 조작하기가 불편하다.

최근 들어선 운전자 허리를 감싸주는 시트 장착이 일반화 돼 있는데 임팔라는 시트 등받이가 넓다. 선회 구간이 많을 때 옆으로 몸이 살짝 흐트러질 수 있겠다 싶다.
[시승기+] 가장 실속있는 수입차, 쉐보레 임팔라…"팔리는 조건 갖췄다"
본격 출고는 이달 말부터다. 소비자들이 궁금해 하는 대목은 가격 대비 상품성에 있을 것 같다.

임팔라는 국내에서 팔리는 수입차의 가격 거품을 보기 좋게 비웃는다. 3409만원부터 최고가는 4191만원이다. 이 가격대로 고를 수 있는 중형급 이상 수입 승용차를 찾아봤다. 폭스바겐 파사트, 도요타 캠리 3.6, 혼다 어코드 3.5, 크라이슬러 200 등 가짓수가 많지 않다.

이중 가장 싼 가격에 구매 가능한 차는 임팔라다. 임팔라 2.5는 3000만원대 중후반 가격으로 고를 수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사전계약 고객 중 2.5 LTZ 트림(3851만원)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고 말했다.

가격 대비 상품성은 고객들의 만족감을 줄 것 같다. 한국GM이 만드는 완성차가 아닌 쉐보레 수입차인 점을 고려하면 경쟁력은 있다. 팔릴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남해=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시승기+] 가장 실속있는 수입차, 쉐보레 임팔라…"팔리는 조건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