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위협이 기업의 골칫거리로 떠오르면서 해커를 잡는 해커인 ‘화이트 해커’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7~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해킹올림픽인 ‘제23회 데프콘’에서 최초로 우승한 한국팀의 ‘에이스’ 이정훈 라온시큐어 연구원(21)은 오는 10월 라온시큐어에서의 병역특례를 마치면 곧바로 삼성SDS에 입사하기로 결정됐다. 스마트폰 세탁기 냉장고 등 삼성이 생산하는 전자제품의 해킹 취약점을 찾아내고 이를 막는 일을 하게 된다. 정확한 연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최고 수준의 화이트 해커인 만큼 1억원을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원은 지난 3월엔 글로벌 보안 콘퍼런스에서 구글 크롬, 마이크로소프트(MS) 인터넷익스플로러, 애플 사파리의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 상금 22만5000달러(약 2억5000만원)를 받았다.

‘세계 3대 해커’라는 말을 듣기도 했던 홍민표 해커는 2012년 모바일 보안회사 에스이웍스를 창업했다. 인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해킹해 코드를 훔쳐가는 것을 막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진출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천재 해커’로는 26세의 조지 호츠가 있다. 그는 17세에 아이폰을 세계 최초로 해킹했고, 21세엔 소니의 콘솔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3를 해킹하며 소니와 법적 분쟁을 벌였다. 페이스북에 영입된 호츠는 지난해 구글 크롬의 취약점을 찾아내 15만달러(약 1억7000만원)의 상금을 받고 자리도 구글로 옮겼다. 이 밖에 페이스북을 해킹하던 크리스 푸트넘은 페이스북에, 2008년 닌텐도를 해킹해 유명해진 조니 청은 구글에 스카우트됐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