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에 누리는 '만원의 행복'
지난 11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약혼자들의 변심을 다룬 모차르트 희극 오페라 ‘코지 판 투테’의 막이 올랐다. 433석의 객석은 모두 찼다. 서울시오페라단이 매달 세종체임버홀에서 공연하는 ‘오페라 마티네’의 8월 프로그램이다.

정오에 누리는 '만원의 행복'
공연장마다 점심시간을 전후해 여는 정오공연이 인기다. 세종문화회관의 오페라 마티네는 관람권이 금세 동나는 대표적인 정오공연 프로그램. 국립극장이 매달 한 번 여는 ‘정오의 음악회’도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국립극장 홍보팀 이주미 씨는 “1500석인 해오름극장에서 여는데도 모두 차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사진)도 인기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싸게 양질의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주 관람층은 30~50대 주부다. 초창기에는 문화 향유 계층 확대 차원에서 진행했지만 수요가 확대되면서 각 공연장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프로그램도 체계화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에서는 해설을 곁들인 오페라 하이라이트 공연인 ‘오페라 마티네’, 바로크 실내악 ‘앙상블 마티네’, 판소리 하이라이트 공연인 ‘오천의 판소리’, 어린이를 위한 토요일 공연인 ‘꿈나무 토요음악회’ 등을 정오공연으로 진행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은 ‘오전의 국악콘서트 다담’을, 예술의전당은 ‘11시콘서트’와 ‘토요콘서트’를 공연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문화가 있는 날’, 청소년 할인 혜택과 맞물려 공연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대표적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