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이산하
발레리나 이산하
국립발레단이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에 나선다. 발레단 공연의 내실을 다지고 무용수의 새로운 진로를 개척하기 위해서다. 국립발레단은 소속 무용수들이 안무가로서 춤을 만들고 공연을 기획하는 프로젝트 ‘KNB 무브먼트 시리즈 1’을 다음달 4~5일 서울 이촌동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개한다. 작품 구상부터 무용까지 전체 공연을 단원들이 만들었다.

이번 공연에는 단원 12명이 9개 팀을 이뤄 참여한다. 국립발레단 입단 13년차인 수석무용수 이영철부터 올해 초 입단한 연수단원 이원설까지 다양하다. 수석무용수 정영재는 ‘사랑의 축제’(4일), 수석무용수 이영철은 파드되(2인무) 작품 ‘빈집’(5일)을 무대에 올린다. 솔리스트 배민순은 5일 ‘네모 감옥’에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모습을 현대무용으로 보여준다.

솔리스트들이 선보이는 한국적 색채를 띤 작품도 공연한다. 한국무용을 접목한 박나리의 ‘오감도’(4일), 국악 특유의 리듬감을 살린 강효형의 ‘요동치다’(4일), 안중근 의사와 노모의 편지를 소재로 한 박기현의 ‘어둠 속의 한 줄기 빛처럼’(5일) 등이다. 김경식 김윤식 선호현 이영도의 공동작품으로 발레리나가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검은 무대’(4일), 안무가 자신을 표현한 이원설의 ‘이원설’(5일), 유학시절 느낀 감정을 보여주는 이산하의 ‘언젠가’(5일) 등 무용수의 삶과 심정을 보여주는 작품도 볼 수 있다. 선착순 무료공연이다.

무용수들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안무가로서의 역량을 시험할 기회다. 자신이 수석무용수로 활약했던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무용수 지원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은 “무용수는 몸을 많이 쓴다는 특성 때문에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이 길지 않다”며 “단원들이 자신의 재능을 찾아 은퇴 후 제2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자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무가 육성은 무용수뿐 아니라 독창적인 창작 발레를 확보하기 위해 발레단에도 꼭 필요한 일” 이라고 덧붙였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