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야심작인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홈런'을 쳤다. 개장 후 첫 주말 매출이 목표치를 20% 초과 달성했다. 현대백화점이 경기 남부뿐 아니라 서울 강남까지 아우르는 광역 점포를 위한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는 게 관련 업계의 평가다.

◇ 현대백화점 판교점, 첫 주말 매출 181억 원 '홈런'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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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판교점은 국내 최대 규모 식품관을 마련한 덕을 봤다. 임시 개장 기간을 포함해 첫 주말 방문 고객수가 65만 명에 달했다.

판교점은 21일 정식 개장 후 23일까지 첫 주말(금~일) 14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정식 개장 전 임시 개장 기간 이틀간의 매출을 합하면 181억 원을 기록했다.

임시 개장을 포함한 개점일 매출은 84억 원으로 국내 최대 백화점인 신세계 센텀시티점 개점 당시 매출 81억 원을 넘어섰다.

축구장 2개 상당 규모의 국내 최대 식품관(1만3860㎡)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 만큼 식품관에 관심이 쏠렸다. 식품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해 통상 10%대인 백화점보다 월등히 높았다. 명품 잡화류 매출 비중이 23%로 1위였지만 식품이 두드러진 실적을 냈다. 가정용품 25%, 의류 20%, 유아동 8%, 화장품 5% 등이 뒤를 이었다.

유통업계에서는 초기 호실적을 고려하면 올해 예상 매출 3000억 원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첫 주말 매출이 예상치를 약 20% 초과하는 상황" 이라며 "내년 목표 매출로 8000억 원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 경기남부 백화점, 영향 불가피…AK플라자 첫 주말 매출 4% 감소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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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부 지역에 수도권 최대 규모 백화점인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출점하면서 기존 지역 백화점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경기 남부 매출 1위 점포인 AK플라자의 경우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직선거리로 채 2km도 떨어져 있지 않다. 실제 AK플라자 분당점의 지난 주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지난 주말 현대백화점 판교점 개장의 영향으로 매출이 일부 감소했다"면서도 "구매객수는 약 11만명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경기 남부 지역 백화점들은 현대백화점 판교점 개점에 대비해 일제히 매장 및 상품구성(MD) 개편 등 리뉴얼을 단행한 상태다.

AK플라자 분당점은 지난 6월부터 리뉴얼에 들어갔다 이달 재개장했다. 이달 30일까지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도 지난 3월부터 지난 6월 초까지 수입 브랜드 강화에 초점을 맞춘 대대적인 MD 리뉴얼을 실시했다.

롯데백화점도 7년 만에 매장 리뉴얼을 단행했다. 지난달에는 식품관도 새로 개편해 맛집과 디저트 브랜드를 추가로 입점시켰다.

롯데백화점 측은 "분당점은 지역밀착형 백화점이란 강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상권 수성전략을 목표로 리뉴얼에 나섰다" 며 "핵심 고객 특성에 맞는 집객성 MD와 고정고객, 우수고객 집중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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