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사회생활 스트레스? 사람 속에서 부대껴야 건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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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지 이펙트
수전 핀커 지음 / 우진하 옮김 / 21세기북스 / 516쪽 / 2만1000원
수전 핀커 지음 / 우진하 옮김 / 21세기북스 / 516쪽 / 2만1000원
이탈리아 반도 서쪽 해상에 있는 사르데냐 섬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 지역이다. 지정학적으로 고립돼 있는 데다 의료 혜택조차 열악하지만 이곳 주민은 다른 지역 주민보다 20~30년가량 더 오래 산다. 주민 10명 중 1명이 100세 이상인 마을도 있을 정도다. 이유가 뭘까.
《빌리지 이펙트》를 쓴 심리학자 수전 핀커는 마을 사람들이 ‘얼굴을 마주하는 친밀한 접촉’을 비결로 꼽는다. 주말마다 이웃, 친지들과 함께 모여 빵을 굽고 광장에 모여 수다를 떠는 전통, 자식이 성장한 뒤에도 부모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마을의 특성이 주민들의 장수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빌리지 이펙트(The Village Effect)’다.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나 내향적인 사람들을 위한 《Quiet》 등의 책이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저자는 인간관계와 사회적 유대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먼저 사회적 유대감은 개인의 건강과도 연관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중보건 연구자인 캔디스 크로엔크는 유방암 진단을 받은 3000여명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12년간 유방암 진행과정을 추적했다. 그 결과 사회생활을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일수록 더 건강하며, 친구가 많을수록 오래 산다는 결과를 얻었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여성은 가까운 친구가 최소한 10명 이상 있다고 답한 사람보다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66% 높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나 염려해주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환자들이 암을 이겨낼 수 있는 저항력은 더 강해졌다.
재미있는 것은 관계의 치유 효과는 여성에게서 두드러진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이를 ‘여성효과’라고 불렀다. 남성 환자에 비해 여성 환자는 동성 친구나 친지들에게 도움을 잘 요청하며, 병에 대한 ‘감정적인 부담’을 공유한다. 친밀한 상호교류는 외로움과 공포를 이겨내는 데 효과적이다. 저자는 “여성의 경우 좋든 나쁘든 가까운 관계가 항상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페이스북 친구가 1000명, 트위터 팔로어가 5000명이면 외롭지 않을까. 저자는 가상세계에서 이뤄지는 의사소통은 실제 얼굴을 맞대는 상호관계를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사회적 만남을 위해 컴퓨터와 인터넷을 더 많이 사용할수록 더 큰 외로움을 느낀다는 ‘인터넷의 역설’이다. 특히 질투와 무질서가 뒤섞인 ‘페이스북’은 이용자를 정신없이 휩쓸리게 하고, 자신의 ‘관음증’이 사회적 유대관계의 또 다른 형태라고 착각하게 한다.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반문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적절한 사회생활은 ‘예방주사’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실험 결과 사회적으로 고립된 쥐는 작은 스트레스에도 과도한 생물학적 반응을 보였다는 것. 저자는 내향적인 사람들도 건강하고 행복해지려면 ‘운동을 하듯’ 사회적 관계를 늘려갈 필요가 있다면서 이렇게 강조한다. “나 역시 과거에는 저녁이면 책을 읽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집에 있고 싶어 했다. 이제는 매일 운동을 하듯 사회적 접촉을 유지하고 관계를 만들어간다. 사회적 감정의 배출구는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빌리지 이펙트》를 쓴 심리학자 수전 핀커는 마을 사람들이 ‘얼굴을 마주하는 친밀한 접촉’을 비결로 꼽는다. 주말마다 이웃, 친지들과 함께 모여 빵을 굽고 광장에 모여 수다를 떠는 전통, 자식이 성장한 뒤에도 부모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마을의 특성이 주민들의 장수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빌리지 이펙트(The Village Effect)’다.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나 내향적인 사람들을 위한 《Quiet》 등의 책이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저자는 인간관계와 사회적 유대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먼저 사회적 유대감은 개인의 건강과도 연관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중보건 연구자인 캔디스 크로엔크는 유방암 진단을 받은 3000여명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12년간 유방암 진행과정을 추적했다. 그 결과 사회생활을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일수록 더 건강하며, 친구가 많을수록 오래 산다는 결과를 얻었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여성은 가까운 친구가 최소한 10명 이상 있다고 답한 사람보다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66% 높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나 염려해주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환자들이 암을 이겨낼 수 있는 저항력은 더 강해졌다.
재미있는 것은 관계의 치유 효과는 여성에게서 두드러진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이를 ‘여성효과’라고 불렀다. 남성 환자에 비해 여성 환자는 동성 친구나 친지들에게 도움을 잘 요청하며, 병에 대한 ‘감정적인 부담’을 공유한다. 친밀한 상호교류는 외로움과 공포를 이겨내는 데 효과적이다. 저자는 “여성의 경우 좋든 나쁘든 가까운 관계가 항상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페이스북 친구가 1000명, 트위터 팔로어가 5000명이면 외롭지 않을까. 저자는 가상세계에서 이뤄지는 의사소통은 실제 얼굴을 맞대는 상호관계를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사회적 만남을 위해 컴퓨터와 인터넷을 더 많이 사용할수록 더 큰 외로움을 느낀다는 ‘인터넷의 역설’이다. 특히 질투와 무질서가 뒤섞인 ‘페이스북’은 이용자를 정신없이 휩쓸리게 하고, 자신의 ‘관음증’이 사회적 유대관계의 또 다른 형태라고 착각하게 한다.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반문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적절한 사회생활은 ‘예방주사’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실험 결과 사회적으로 고립된 쥐는 작은 스트레스에도 과도한 생물학적 반응을 보였다는 것. 저자는 내향적인 사람들도 건강하고 행복해지려면 ‘운동을 하듯’ 사회적 관계를 늘려갈 필요가 있다면서 이렇게 강조한다. “나 역시 과거에는 저녁이면 책을 읽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집에 있고 싶어 했다. 이제는 매일 운동을 하듯 사회적 접촉을 유지하고 관계를 만들어간다. 사회적 감정의 배출구는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