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블랙홀' 되는 유럽…올들어 불법 입국 34만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헝가리행 트럭서 시신 71구…올해 벌써 2400여명 사망
IS 확장에 시리아 난민 급증…'난민 쿼터제' 도입 진통
IS 확장에 시리아 난민 급증…'난민 쿼터제' 도입 진통
헝가리로 향하는 오스트리아 동부 고속도로에 방치된 냉동트럭에서 27일(현지시간) 71명에 달하는 난민이 부패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외신은 올 들어 급증하고 있는 유럽 난민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IS 세력 확장에 시리아 난민 급증
28일 유럽연합(EU) 국경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유럽으로 들어온 난민 수가 34만명에 달한다. 벌써 지난해 전체 28만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이주민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난민이 급증한 것은 시리아 때문이다. 내전이 장기화하고 이슬람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급속히 세력을 확대하면서 약 10만명의 시리아인이 헝가리(육로)나 그리스, 이탈리아(지중해) 등으로 탈출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에리트레아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수십만명이 생존을 위해 고국을 떠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서유럽 국가로 이주를 희망하고 있지만 받아주겠다는 국가가 없어 헝가리, 이탈리아 등의 난민 수용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난민 브로커 시장규모 年 10억유로
난민이 뜻대로 유럽에 도착하긴 쉽지 않다. 유엔은 난민이 지중해를 건널 때 배가 침몰하면서 올 들어 2400여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냉동트럭에서 난민 시신이 발견된 27일에도 리비아를 떠나 이탈리아로 가던 난민선 두 척이 전복돼 200여명이 사망했다. 전날엔 난민선 세 척에서 5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탈출을 원하는 사람으로부터 돈을 받고 배에 태워주는 불법 난민 브로커가 난민선에 적정 승선인 수보다 훨씬 많은 사람을 태우기 때문에 사고위험이 매우 높다. 난민 브로커가 벌어들이는 수입은 연간 10억유로(약 1조3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별 난민 쿼터제 난항
난민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지자 EU 집행위원회는 ‘난민 쿼터제’ 도입을 추진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난민 쿼터제란 인구와 경제력, 기존 난민 수용 규모, 실업률 등에 따라 난민을 국가별로 배정해 수용하자는 것이다.
EU와 서부 발칸국가들은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담을 열고 난민 쿼터제 도입을 논의했지만 지난 6월에 이어 이번에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스페인과 동유럽 등에서는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쿼터제 도입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28일 유럽연합(EU) 국경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유럽으로 들어온 난민 수가 34만명에 달한다. 벌써 지난해 전체 28만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이주민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난민이 급증한 것은 시리아 때문이다. 내전이 장기화하고 이슬람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급속히 세력을 확대하면서 약 10만명의 시리아인이 헝가리(육로)나 그리스, 이탈리아(지중해) 등으로 탈출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에리트레아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수십만명이 생존을 위해 고국을 떠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서유럽 국가로 이주를 희망하고 있지만 받아주겠다는 국가가 없어 헝가리, 이탈리아 등의 난민 수용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난민 브로커 시장규모 年 10억유로
난민이 뜻대로 유럽에 도착하긴 쉽지 않다. 유엔은 난민이 지중해를 건널 때 배가 침몰하면서 올 들어 2400여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냉동트럭에서 난민 시신이 발견된 27일에도 리비아를 떠나 이탈리아로 가던 난민선 두 척이 전복돼 200여명이 사망했다. 전날엔 난민선 세 척에서 5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탈출을 원하는 사람으로부터 돈을 받고 배에 태워주는 불법 난민 브로커가 난민선에 적정 승선인 수보다 훨씬 많은 사람을 태우기 때문에 사고위험이 매우 높다. 난민 브로커가 벌어들이는 수입은 연간 10억유로(약 1조3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별 난민 쿼터제 난항
난민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지자 EU 집행위원회는 ‘난민 쿼터제’ 도입을 추진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난민 쿼터제란 인구와 경제력, 기존 난민 수용 규모, 실업률 등에 따라 난민을 국가별로 배정해 수용하자는 것이다.
EU와 서부 발칸국가들은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담을 열고 난민 쿼터제 도입을 논의했지만 지난 6월에 이어 이번에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스페인과 동유럽 등에서는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쿼터제 도입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