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한삼협의 제품 페킹(좌 상단)과 글로벌 시장에서 신예 자개공예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김현주 작가의 작품(우 하단)/사진=한경DB
기존 한삼협의 제품 페킹(좌 상단)과 글로벌 시장에서 신예 자개공예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김현주 작가의 작품(우 하단)/사진=한경DB
[유정우 기자] 6차산업은 전통 농·수·축산업에 가공·유통·판매·관광과 같은 2·3차 산업을 결합,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을 말한다. 국내 농가 인구 두 명 중 한 명이 60세 이상이다. 연간 매출액이 500만원 이하인 영세 고령농민 숫자도 60만명에 달해 우리 농업의 구조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 농업이 '대전환기'를 맞아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전통 향토제품에 '가치(value)를 불어 넣는 '아트 콜라보레이션(art-collaboration)'이 주목 받고 있다. 부가 가치를 높인다는 것은 곧 시장의 평가를 높인다는 것.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농·수산제품에 '예술의 끼'를 더한 콜라보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커 관련업계의 기대감을 높인다.

◇협동조합, 자개공예 작가를 만나다

지난 2013년 5월 설립된 한국금산인삼협동조합(대표 손원석·이하 한삼협)은 홍삼식품 전문기업으로 친환경 인삼을 소재로 하여 현재 4여종의 건강식품을 개발 유통하고 있다.

우리 고려인삼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널리 알린다는 자부심으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조합을 구성, 중국 인삼을 비롯해 부정 인삼 등에 맞서 '우리 삼'의 신뢰회복을 위해 인삼 실명제도입과 성분보증 및 함량보증제 등을 시행, 제품화에 매진하고 있다.

한삼협이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만난 건 올 초였다. 손원석 대표는 "재배 기반에 신기술을 더해 향토 제품을 만들어 놔도 수도권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디자인과 페킹 등을 만드는 일은 늘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일 손도 딸리고 뽀족한 묘안도 없어 투명 병에 라벨을 붙이는 수준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고 손 대표는 설명했다.

'대한민국 향토제품대전'의 시범 업체로 선정되면서 한삼협은 설립후 처음으로 외부 전문가 컨설팅을 받았다. 컨설팅을 주관한 아트앤에셋 측은 "단선적인 유리병 속 홍삼에 가장 한국스런 가치를 담아보자"고 제안했고 손 대표가 동의하면서 그들의 첫 콜라보가 시작됐다.

아트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한삼협의 제품 페킹/사진= 한경DB
아트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한삼협의 제품 페킹/사진= 한경DB
아트앤에셋과 한삼협 등은 10여차례 회의를 통해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인정받은 자개공예작가 김현주씨와 손잡고 "하늘이 내린 삼(蔘), 100% 그대로..."란 주제를 담은 천삼포 자게함 세트(사진)를 탄생시켰다.

◇제품 질 '자신'… 가치 높인 디자인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손 대표는 이번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배우고 느낀 것이 많다고 했다. 자개의 한국스런 이미지와 '홍삼그대로'의 제품이기지가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향후 판촉과 마케팅 영업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예술을 입힌 콜라보 작업을 통해 나조차 느끼지 못했던 우리 제품의 보이지 않는 장점을 발견하면서 제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까지 얻게 됐다"며 "비록 페킹 하나지만 세계 시장을 겨냥할 수 있는 최고의 마케팅 전략의 포인트를 찾아낸 만큼 해외 판로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현정 아트앤에셋 대표는 "많은 향토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우수한 제품을 가지고도 그 가치를 배가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는 것 같다. 예술은 전통성은 살리고 대중성과 가치는 높일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삼협의 아트 콜라보 제품은 오는 30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향토제품대전' 전시장내 마련된 '6차산업 우수제품 아트콜라보레이션 특별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고양=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